오늘 예수님께서 부활하셨습니다. 부활은 우리 신앙에 있어서 중요하고 본질적인 것입니다.
그런데 부활은 멀리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들의 삶의 현장인 가정과 사회, 직장, 그 모든 곳이 부활의 현장입니다.
문제는 오늘날 우리 사회가 물질주의와 이기주의, 향락주의, 과학만능주의로 물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노인공경이나 효도 등의 전통적 가치도 퇴색되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나에게 손해되는 것은 악이고 나쁜 것으로 규정합니다.
신자인 우리들은 사회 안에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들은 신앙인이면서 동시에 사회인으로서 다양한 사회문제와 정치문제 속에서 함께 살아갑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정치, 경제, 생명, 환경, 노인, 청소년 등 다양한 문제에 대해 어떤 안목을 갖고 신자로서 처신해 나가야 하겠습니까.
교황청은 사회문제와 관련해 다양한 지침과 문헌을 발표했습니다. 우리는 사회에 우리의 신앙을 사회교리를 통해 강생시켜야 합니다. 올해 초 교황님께선 평화의 메시지를 발표하시며 “세계가 이제 공동 윤리 규정을 만들 때가 되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온 인류의 선익을 지향하고 불평등과 격차를 줄이는 강력한 세계적 연대를 창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사회안에서 살며 인류 공동선을 향해 나아가는 신앙인입니다. 우리 주변에는 우리의 도움이 필요로 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병으로 고통받는 이들은 물론이고, 죽음을 앞둔 이들도 많습니다. 건강한 우리들이 그들에게 용기와 위로를 주고, 영원한 생명이신 하느님 품에 안기도록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또 복지시설에서 어려운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장애인들도 많습니다. 외국인 노동자, 교도소의 재소자들도 많은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정신적 아픔, 심리적 상처, 불신앙으로 고뇌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모두 우리가 도와야 할 대상입니다.
제가 주교가 될 때 정한 사목 표어가 ‘그리스도안에서 일치’입니다. 이는 마태오 복음 25장을 모티브로 한 것입니다. 그곳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이 가장 작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주지 않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주지 않은 것이다.”
우리는 그리스도안에서 일치를 이뤄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 주변에 있는 어려운 처지의 이웃들을 도와야 합니다.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부활의 삶을 가정과 사회, 직장, 본당 안에서 펼치시는, 성숙한 신앙인이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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