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5월 6일은 한국 교회에 큰 축복의 날이었다. 한국 순교자 103위 시성식이 열린 이날 전 세계 교회의 눈길은 아시아의 변방, 한국에 머물렀다.
신앙의 밑거름을 뿌리고 스스로 믿음의 씨앗이 된 신앙선조들이 성인품에 오르는 감격스런 장면을 지켜보는 신자들 가슴에는 뜨거운 눈물이 강줄기가 되어 흘렀다. 순교가 하느님의 크나큰 은총임을 되새긴 103위 시성식의 감동은 그래서 오래도록 큰 여운을 전해주고 있다.
시성식을 통해 ‘순교의 역사’를 마감하고, ‘증거의 역사’를 살아갈 것을 다짐한 한국 교회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늘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마음이 과연 어디에 있는지 성찰하도록 이끈다. 사반세기 전 뜨거운 감동의 현장을 되새기며 시성식을 통해 드러난 고난과 영광의 역사를 되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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