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바탕으로 한 교회법전은 평신도를 성품에 의한 구성원인 성직자와 교회가 인가한 수도신부의 구성원인 수도자를 제외한 성직자와 교회가 인가한 수도 신분의 구성원인 수도자를 제외한 모든 이를 그리스도교 신자로 이해하고 있다. 이는 그리스도교 신자로서 평신도의 신원과 역할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답을 주는 원천이다.
현행 교회법전에서 정의하는 그리스도교 신자란, 세례로 그리스도께 합체됨으로써 하느님 백성으로 구성되고 그리스도의 사제직과 예언자직과 왕직에 자기 나름대로 참여하며 각자의고유한 조건에 따라 실행하도록 소명받은 자들을 의미한다.
또한 이 세례를 통해 그리스도교 신자가 된 사람은 교회의 친교 안에 있는 만큼 고유한 의무를 가지는데, 그것은 보이는 가톨릭교회 안에서 행하는 신앙 선서와 성사들 및 교회 통치의 유대를 통해 그리스도와 결합하는 것이다.
즉 교회가 행하는 이러한 요소들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그리스도교 신자는 이 세상에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도록 성령께서 주시는 카리스마의 차이에 의하여 성품을 수여받은 성직자와 교회에서 인정된 수도 신분에 속하는 수도자들, 그리고 평신도로 구분된다.
교회법에서 말하는 평신도는, 세속 안에서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아 복음의 정신으로 스스로의 임무를 수행하며 마치 누룩과도 같이 내부로부터 세계 성화에 이바지하는 존재로서, 믿음과 바람과 사랑에 빛나는 실생활의 증거로써 이웃에게 그리스도를 보여주며, 특별히 자신들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현세의 사물들을 비추어 주고 관리함으로써 모든 것이 언제나 그리스도의 뜻대로 이루어지고 자라서 창조주와 구세주에게 찬미가 되도록 하는 임무를 지닌 존재다.
평신도는 이처럼 세속성이라는 고유한 특성으로 말미암아 세속 안에서 복음의 정신으로 스스로의 임무를 수행하며 마치 누룩과도 같이 내부로부터 세계 성화에 이바지하는 그리스도교 신자다.
하지만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평신도들이 자신들의 신원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부족함을 드러내고 있다. 즉 오늘을 살아가는 평신도들은 교회법에서 명시하고 있는 그리스도교 신자인 평신도로서의 삶, 그리스도교 신자로서, 그리고 평신도로서 지녀야만 하는 의무와 권리를 이행하는 삶과는 다소 동떨어진 삶을 살아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첫째, 하느님의 백성이라는 말을 들을 때 먼저 누구를 생각하는지에 대한 물음에서 30.2%의 평신도가 세례 받은 사람들이라고 응답했고, 성소와 관련해서는 42.9%의 평신도가 사제성소나 수도 성소가 자신들의 성소보다 더 뛰어나다고 응답했다. 이는 교회법 제204조에 규정되어 있는 그리스도교 신자에 대한 개념을 바르게 인지하고 있지 못함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며 또한 자신들의 신원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부족함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둘째, 선교활동 경험과 선교에 대한 사명감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서 31.9%의 평신도가 선교활동 경험이 없다고 응답하였고, 66.8%의 평신도가 선교활동에 대한 사명감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응답했다. 이는 평신도들은 그들의 고유한 특성인 세속성을 가지고 지상 안에서 선교활동을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교회법 제225조 2항의 규정대로 살고 있지 않음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며, 또한 자신들의 신원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부족함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셋째, 성직자에게 어느 정도의 도움을 주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서 49%의 평신도가 도움을 주고 있지 않다고 응답했다. 이는 평신도들이 그들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문제들을 조언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교회법 제228조의 규정대로 살고 있지 않음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며, 또한 자신들의 신원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부족함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넷째, 평신도들의 역할이 증대되어야 한다는 의견에 어느 정도 동감하는지에 대한 물음에서 91.9%의 평신도가 동감한다고 응답하였다. 하지만 각종 신자 재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평신도는 69.8%였고, 교회 출판물을 자주 읽고 있는 평신도는 38.7%였으며 성경을 매일 읽고 있는 편의 평신도는 19.6%에 불과했다.
그리고 본당에서 복사나 해설, 독서를 할 의향이 있는 평신도는 53.5%였다. 이는 기본적인 그리스도교 신자로 양성되기에 충분하거나 또한 필요한 교리지식에 대하여 사목적인 배려를 받을 권리가 있음을 명시하고 있는 교회법 제229조의 규정과 필요로 하는 경우에 한하여 말씀의 직무를 수행하고 전례기도를 주례하며 세례성사를 집전하고 성체를 분배할 자격이 있음을 명시하고 있는 교회법 제230조의 규정대로 살고 있지 않음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며 또한 자신들의 신원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부족함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앞선 설문조사의 결과와 분석내용을 통하여 평신도 자신들의 올바른 신원이해를 위해서 평신도 사도직 수행의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리고 평신도들이 사도직을 수행함에 있어 중요한 토대가 되는 것은 신자 재교육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평신도들은 자신들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현세의 사물들을 비추어 주고 관리함으로써 모든 것이 언제나 그리스도의 뜻대로 이루어지고 또한 자라서 창조주와 구세주 그리스도께 찬미가 되도록 노력해야 하는 그리스도교 신자들이다. 따라서 평신도 사도직은 결국 구원의 성사인 교회의 활동인 것이다. 그러므로 평신도는 사도직을 수행함으로써 교회가 세상과 인간을 위한 상사임을 선포해야 한다.
하지만 교회 안에서 아무런 봉사도 하지 않고 있는 평신도의 수치가 22.4%로 높게 집계되었고, 선교활동의 경험이 있는 편의 평신도 중 많이 있다고 응답한 평신도는 23.3%에 불과하였으며, 선교에 대한 사명감을 확실히 가지고 있는 평신도는 33.2%에 불과하였다. 그리고 본당에서 복사나 해설 독서를 할 생각이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 ‘그렇다’라고 응답한 평신도(53.5%)와 ‘아니다’라고 응답한 평신도(46.5%)의 수치의 차이는 7%에 불과하였다.
또 30.2%의 평신도가 각종 신자재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응답하였고, 성경을 거의 읽고 있지 않거나 가끔 읽는 평신도는 80.4%로 나타났으며 교회 출판물을 자주 읽고 있지 않는 편은 61.3%로 나타났다.
이는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평신도들이 교회가 세상과 인간을 위한 성사임을 선포하고 있지 못함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신자 재교육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지 않음을 드러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평신도들이 신자재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있는 상황은 자신들의 신원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하지 못하는 상황을 초래하게 되는 것은 물론, 사도직 수행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이에 대한 구체적 방안으로는 성경 및 교리지식을 위한 교육, 전례 및 성사에 대한 생활화 교육, 영성 교육을 위한 체계적 프로그램 운영과 개발, 혼인성사를 통한 재교육 등을 제안할 수 있다.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평신도들은 하느님 백성의 신분 중, 평신도라는 신분이 모든 성소의 요람이며 그리스도교 신자로서의 출발점임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글을 마무리 하면서 평신도들이 자신들의 신원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하며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어줄 성경 말씀을 나누고 싶다.
“우리가 한 몸 안에 많은 지체를 가지고 있지만 그 지체가 모두 같은 기능을 하고 있지 않듯이, 우리도 수가 많지만 그리스도 안에 한 몸을 이루면서 서로서로 지체가 됩니다.”(로마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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