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우연히 한 신자의 장지에 동행하며 사랑하는 이를 하늘나라로 떠나보내고 가슴 아파하는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그때 결심했죠. 신자들이 힘들 때 곁을 지키며 부활을 믿고, 위로와 희망이 되어 주자고.”
부산 화명본당 조용걸 주임신부는 신자의 부음을 들으면 만사를 제쳐두고 빈소를 찾아 연도를 바친다. 그리고 장례미사 봉헌은 물론 장지, 화장터까지 동행하며 유가족을 위로하고 곁을 지켜준다. 또 떠나가는 이의 안식과 남게 될 가족들에게 위로, 희망, 용기를 청하는 기도를 바친다.
“가난하건 부자이건 상관없이 신자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 고통을 나눕니다. 사제가 삶의 마지막 길에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신자들은 큰 위로를 받습니다. 함께한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장지 동행은 사제의 신자 사랑을 몸소 보여주는 것입니다.”
뒤늦게 부음소식을 접하면 묘지로 찾아가 연도를 바치고, 성가를 부른다. 장례미사도 최대한 유족들 의견에 맞춘다. 신자의 개인적인 사정이 있으면 주일에도, 새벽에도 장례미사를 집전한다.
이렇게 신자들 중심에서 신자들을 배려하고 관심을 쏟다보니 조 신부의 정성에 감동해 쉬던 신자들이 다시 성당을 찾아 본당 일에 적극 나서는 사례도 많다. 또 본당을 옮긴 후에도 연락이 와 장지 동행을 청하는 신자들도 있고, 어르신 신자들 가운데는 ‘조 신부님 계실 때 죽어야 하는데’라고 소원 아닌 소원을 말하기도 한다.
권위적인 사목 대신 신자들의 마음을 보듬는 ‘감동 사목’을 통해 본당에 활기를 불어 넣고, 신자 스스로 신앙에 감사하는 마음을 심어주고 있는 조 신부는 말한다.
“장지 동행을 통해 모두가 영원한 삶이 있다는 것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모든 본당 신부들이 장지 동행에 함께 한다면 신자들에게 잊지 못할 위로가 되며, 교회도 활성화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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