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간의 배경이 다르고 환경이 다르므로 부족한 부분을 함께 나누고 보완해 주는 것이 교회의 참 모습이죠. 이번 연수는 언어, 국적 등이 모두 다르지만 말씀과 나눔으로 성령 안에서 일치한 것을 보여준 ‘나눔과 일치의 장’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는 4월 17~21일 제주교구에서 열린 ‘독일주교단 초청 소공동체 연수’의 공식 일정을 마치며 이번 연수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입장이어서인지 감회가 남다른 듯했다.
“우리의 소공동체 경험을 나눈다는 것은 보편교회 전체로 볼 때 상당히 의미 있는 일입니다. 시대에 따라 각 교회가 도움을 주고받는 상황이 전개되면 기쁘게 나눠야 합니다.”
강 주교는 예루살렘 교회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바오로 사도가 신자들을 독려하고 모금해 예루살렘 공동체를 도왔던 역사를 언급했다. 한국 교회가 신앙을 몰랐을 때 유럽 교회가 한국을 도운 것처럼 소공동체를 통해 활력을 얻고 있는 한국 교회가 현재 사제 수 감소 등의 어려움을 겪으며 사목적인 대안을 고심하고 있는 독일 교회에게 한국 교회의 소공동체의 경험을 나눠야 한다는 것이다.
강 주교는 더 나아가 이번 연수가 단순한 견학차원으로 시작됐지만 독일 주교단이 제주교구 소공동체모임에 직접 참여하고 경험하면서 소공동체에 열정적으로 참여하게 됐고, 특히 인식이 변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참가자들은 각자 조를 이뤄 제주교구 본당에서 이뤄지는 소공동체에 신자들과 함께 참여했습니다. 비록 언어와 문화가 다르지만 소공동체 모임의 말씀 안에서 서로 나누며 모두가 성령으로 하나 됐습니다. 참여한 주교님들 모두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고 말씀하십니다. 특히 이번 연수에 참가한 주교님들은 소공동체에 대한 신학적 논의도 활발하게 진행해 서로 많은 도움을 얻었습니다.”
강 주교는 이번 연수가 독일주교단은 물론 함께 연수에 참여한 필리핀, 인도 등의 아시아 주교단에게도 한국적인 소공동체의 모습을 전해주는데도 큰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한국 교회는 한국 교회만의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같은 이론의 소공동체 운동이지만 각국의 문화적 특성과 환경으로 인해 차이가 있으며 고유한 특성을 가지고 있죠. 아시아 주교단도 제주교구의 소공동체를 직접 체험하며 사목적으로 참고할 수 있는 계기가 됐어요. 저 또한 아시아 소공동체에 대한 이해를 넓혔습니다.”
강 주교는 1992년 서울대교구 보좌주교 시절 한국 교회에 소공동체 프로그램을 도입한 장본인. 그만큼 소공동체에 대한 강 주교의 애정도 남다르다. 소공동체 운동이 한국 교회가 나아가야 할 길임을 강조하는 이유도 그 애정에서 나오는 듯했다.
“그동안 소공동체는 크게 드러나지 않았지만, 질적으로 크게 성장해왔습니다. 신자들이 복음을 친숙하게 여기는 계기를 마련해줬으며 복음 나누기를 통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세상에 나가 복음을 실천하는 촉매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교회는 신자들 스스로 생활에서 말씀을 증거하는 그리스도인으로 거듭나게 해줄 의무가 있습니다. 그 해답의 열쇠가 소공동체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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