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생명윤리위, 연구 재개 강력 반대하는 성명서 발표
생명 살리는 성체줄기세포·역분화줄기세포 연구에 주력해야
인간 생명 파괴를 초래하는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중단시키기 위해 교회 뿐 아니라 관련 시민·기관 단체의 올바른 의식 제고와 보다 실질적인 참여가 요청된다. 아울러 인간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아닌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는 성체줄기세포연구 등에 더욱 힘을 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가 4월 29일 차병원이 신청한 체세포 복제배아연구계획을 조건부 승인함에 따라, 2006년 황우석 박사 사태 이후 중단됐던 연구가 사실상 허용됐다. 이러한 결정에 대응해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위원장 장봉훈 주교)는 성명을 발표, 인간배아 연구에 대한 심각한 우려와 함께 강력한 반대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관련기사 11면
그러나 실제 연구 재개를 막고, 나아가 인간 배아 연구를 허용하는 그릇된 ‘생명윤리및안전에관한법률’을 개정하기 위해서는 교회 뿐 아니라 범국민적인 동참을 이끌어내는데 더욱 힘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사회에서는 지난 2006년 황우석 박사의 비윤리적인 연구 행태로 인해 체세포 복제배아 연구가 전면 중단됐다. 하지만 최근 정부와 과학계 등은 체세포 복제배아를 포함한 배아줄기세포연구를 차세대 성장 동력 등으로 제시, 연구를 추진하는 비윤리적인 행태를 보여왔다. 이에 따라 이번 성명은 배아 연구로 인한 생명 파괴와 생명경시풍조를 국가 기관이 앞장서 이끌고 있음을 개탄하는 목소리를 강하게 드러냈다.
장봉훈 주교는 성명서를 통해 우선 “체세포 복제배아연구는 과학의 이름으로 온전한 인간 생명을 무참히 파괴하는 행위일 뿐 아니라, 여성을 생물학적인 재료를 공급하는 도구로 비하하는 것”이라며 연구에 대한 반대 이유를 밝혔다. 특히 장 주교는 “성체줄기세포와 역분화줄기세포 등은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난치병 극복과 생명을 살리는 일에 기여할 수 있다”며 “질병을 치료한다는 미명 아래 수많은 인간 생명을 파괴하는 것은 옳지 못하며 인간 존엄성을 해치지 않는 연구를 언제나 지지한다”고 밝혔다.
체세포 복제배아 연구는 핵을 제거한 난자에 환자의 체세포 핵을 이식해 줄기세포를 배양하는 것으로 이론상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로 주장된다. 하지만 복제배아 줄기세포 연구는 아직까지 한 건도 성공한 사례가 없다. 또 이 줄기세포가 어떠한 장기로 발전할 지 예측하기 어렵고 암으로도 발전할 수 있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반면 성체줄기세포의 경우 세계적으로 수많은 성공사례가 보고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임상실험이 완료된 사례가 지속적으로 이어져왔다.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 총무 이동익 신부는 “배아줄기세포에 관한 윤리적 논란이 계속됨에도 불구하고 체세포 복제배아연구가 유일한 난치병 치료 수단인 것처럼 집착하는 것이 큰 문제”라며 “인간 배아 연구로 인한 문제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여성단체 등에서 적극 나서주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가톨릭대 기능성세포치료센터 오일환 소장도 “줄기세포 연구는 전반적으로 시작 단계로서, 가능한 많은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라는 이유로 인간 배아 연구 등이 추진되고 있다”며 “하지만 이미 성체줄기세포와 역분화줄기세포 연구 등에서 성과들이 이어지고 있어, 윤리적으로 큰 문제점을 안고 있는 배아줄기세포연구가 어느 정도 당위성을 가질 수 있는 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위원장 염수정 주교)는 산하에 가톨릭세포치료사업단을 두고 성체줄기세포 연구 등 난치병 치료를 위한 각종 연구를 지원 중이다. 하지만 지난해 개정된 생명윤리법은 기존보다 인간배아줄기세포 연구 범위를 도리어 확대하고 있으며, 난자 매매 등도 사실상 허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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