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가톨릭대학교가 설립 25주년을 맞았다.
1984년 개교 당시 나무 한 그루 없이 황량했던 신학교가 어느덧 나무 가득한 푸른 학교가 됐다. 바람 불면 쓰러질 것처럼 왜소했던 신학교 진입로의 나무도 이제는 언제 그런 모습이었냐는 듯, 힘차게 도약하는 청년의 모습이다.
그만큼 신학교도 훌쩍 컸다. 영성수련관 등 개교 당시 없던 많은 건물들이 들어섰고, 도서관 장서도 수십배로 늘었으며, 교수진도 25년 전에 비해 그 위용이 한층 탄탄해 졌다.
신학교는 또 지난 25년간 589명에 이르는 대전, 서울, 수원, 원주, 인천, 춘천교구 및 외방선교회, 각 수도회 성직자를 배출해 냈다. 하상 신학원에서는 지금도 신앙열에 불타는 많은 평신도들이 신학 학업에 매진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고 김남수 전임 교구장의 신학교 설립 결단이 없었다면, 현재 신자수 72만에 이르는 교구를 어떻게 꾸려 나갈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고 말한다. 그만큼 신학교의 설립과 성장이 교구 발전의 빼놓을 수 없는 동력이 된 것이다.
교구 신학교의 역할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신학교는 다양한 연구 논문과 신학 단상들을 쏟아내는 교구의 싱크탱크다. 신학교는 그동안 교구 사목의 토대를 마련하고 새로운 사목의 가능성을 제안했으며, 교구가 나아가야할 미래에 대한 신학적 비전을 제시해 왔다. 교구내 학문 연구 분위기를 맨 앞줄에서 이끈 것도 신학교였다. 교구를 이끌어갈 사제를 양성하고, 지속적으로 학문적 양분을 제공했으며,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온 신학교는 이제 교구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심장이 된 것이다. 교구장 이용훈 주교가 5월 4일 수원가톨릭대 개교 25주년 기념미사에서 “교회의 성패는 전적으로 신학교에 달려있다”고 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이는 앞으로 안고 가야할 신학교의 과제가 그만큼 막중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신학교는 이를 인식한 듯 ‘갓등 2020 비전’을 발표, 스스로의 과제를 정리했다. ▲신학연구 실적이 가장 뛰어난 대학으로의 자리매김 ▲전인교육 실현 ▲현장중심의 사목교육 강화 ▲한국 최고의 신학대학 구현이 그 골자다. 이를 위해선 교구 차원의 다양한 지원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신학교 측의 땀에 대한 교구민들의 관심과 호응도 필수조건이다. 이 과제들이 구현되는 날, 수원교구는 ▲신학연구가 가장 활발한 교구 ▲인성과 지성, 영성이 어우러지는 전인적 신앙인 양성 ▲현장중심의 사목 실현 ▲한국 최고의 교구 구현이 가능할 것이다.
이 모든 과제들을 이용훈 주교는 25주년 기념미사에서 이렇게 정리했다.
“이제는 내실을 다져야 할 때입니다. 보다 깊은 신학 연구를 통해 교구 뿐 아니라 한국 교회 및 인류 사회 전체에 기여하고 봉사해야 합니다. 교수 신부님들의 안정적 지도와 연구를 위해 더 많은 교수진이 필요합니다. 평생교육원을 설립해 수도자 평신도 지도자들이 교회와 사회에 헌신할 수 있도록 하는 일도 필요합니다. 우리가 힘을 합쳐 최선을 다하면 하느님께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실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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