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티아 사도께서 생명을 바쳐 주님을 알리고 보여주셨듯이 저도 제 모든 것을 교구와 교구민의 영적 선익과 행복한 신앙생활을 위해 봉헌해야겠다는 다짐을 새롭게 하고 있습니다.”
성 마티아 사도 축일인 5월 14일 수원교구장좌에 착좌한 이용훈 주교는 “(이번 착좌식이) 개인적으로는 책임과 역할이 크고 무거워지는 것이어서 부담”이라면서 “뒤늦게 열두 사도의 대열에 든 마티아 사도를 따르는 삶을 살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또 “(이번 착좌미사는) 한국 교회 전체가 한마음으로 수원교구를 위해 기도하고 교구의 미래를 축복해준다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72만여 교구민과 함께 교구 설정 반세기를 앞둔 수원교구를 이끌어 갈 이 주교는 교구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크게 새복음화와 내적복음화, 외적복음화를 꼽았다.
“새복음화 과제는 대리구제 정착과 소공동체·청소년신앙생활 활성화를 통해 이뤄져야 합니다. 소공동체·청소년 신앙생활 활성화는 교구 시노두스에 따른 실천사항이자 교구 앞날을 가늠하는 중요한 요소이기에 계속 역점을 둬야 합니다.”
이 주교는 아울러 “3년째로 접어든 대리구제가 더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고 발전해야 한다”며 “대리구제는 매우 바람직하며 신자들의 신앙생활과 활동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주교는 “순교자들의 신심을 일상생활 안에서 구현하고 사제와 신자들의 영성적 내실을 공고히 하는 내적복음화와 선교와 사회복음화 등 외적복음화 사업에도 관심을 갖고 힘을 모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별히 순교영성에 관해 이 주교는 “200년 전 초기 교회와 오늘날 교회는 큰 차이가 있지만 신앙은 변함이 없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선조 신앙인들의 삶과 세상을 보는 시각을 우리 후손들이 배우고 실천에 옮겨야 한다”고 전했다.
본당 신설과 성전 건축 등 교구의 급격한 성장에 따른 어려움에 대해 이 주교는 “2020년까지 교구 관할 내에 신도시 개발이 계속 이뤄지고 인구 유입도 지속될 것이므로 본당 신설에 따른 성전 건축은 불가피할 것”이라면서도 “대형 성당, 화려한 성당을 지어야 하는가는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며 신자들의 부담을 줄이는 방법도 연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발간된 ‘잃어버린 꽃을 찾아서’를 비롯한 윤리신학총서 시리즈의 향후 출판 계획에 관해 이 주교는 “바른 윤리의 척도나 규범, 환경윤리, 기업 윤리 등의 책을 내고 싶다”며 “학문 연구에 푹 잠기기에는 사정이 여의치 않지만 책을 많이 읽고 틈나는 대로 신학단상도 쓰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세계 전반에 걸친 경제위기와 전통적인 윤리관 붕괴 등 사회 뿐 아니라 그리스도인들에게 당면한 어려움에 대해 이 주교는 “물질은 인간답게 살고 이웃 형제를 사랑하고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고 하느님께 가까이 가는 수단이자 방편일 뿐”이라며 “물질이 나와 이웃, 세상과 사회를 위해 이롭고 올바르게 사용될 때만 비로소 그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전했다. 이어 “신앙인들이 이 어려운 경제 위기 속에서도 소외계층과 빈곤계층에게 예수님의 나눔과 섬김의 정신을 몸으로 보여주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 교회 최초의 교구 신문인 ‘가톨릭신문 수원교구’ 발행에 대해 “수원교구 신문이 바람직하고 알찬 내용으로 교구민들에게 전해질 수 있도록 힘쓰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고 밝힌 이 주교는 “앞으로도 교구민의 정체성과 신원의식을 공고히 하는 기획과 영성 심화를 돕는 내용, 신자들의 진솔한 삶 이야기 등으로 지면이 더욱 풍성해지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사제들과 신자들이 일치하며 기쁘고 행복하게 지상 순례의 여정을 가도록 힘을 보탤 것”이라고 전한 이 주교는 건강한 교구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데 교구민 모두가 마음을 모으자고 당부했다.
“교구 공동체는 큰 가정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교구의 원만한 성숙과 발전은 건강한 가정과 본당 공동체에 달려있습니다. 교회의 본질적 사명을 충실히 수행하는 교구 공동체 건설에 교구민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참여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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