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본당의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서울 빈민사목위원회가 시작한 서울 무악동 선교본당(주임 남해윤 신부)이 설립 ‘10주년’을 맞았다.
사목자, 선교활동가가 임대 주택 등 사각지대에 놓인 주민과 생활하며 현실을 이해하고 평화의 집과 연계해 활동을 전개하는 선교본당은 총 다섯 곳으로 무악동 선교본당도 그 중 하나다.
무악동 선교본당의 시작은 ‘무지개 스카우트’가 그 발단이 됐다. 철거로 인해 1998년 9월 가이주단지가 생겨났고, 그 가운데 초·중학교 아이들을 모아 20명 안팎으로 스카우트를 발대한 것이다. 이후 1999년 무악동 선교본당이 설립됐다.
무지개 스카우트는 현재 대원이 40여 명이나 될 정도로 많은 성장을 거듭했다. 현재 성인이 된 스카우트 초기 대원들은 지도자 역할을 수행하며 이곳 아이들과의 교류를 계속하고 있다.
무악동 선교본당의 10년은 본당 주임이었던 박문수 신부(예수회)의 몫이 컸다. 그는 철거가 시작되고 임대아파트 세입자대책위원회가 꾸려지면서 독립문 평화의 집 선교활동가들과 함께 주민들을 위한 많은 노력을 했다.
그들은 주민들의 문제점, 욕구 등을 파악하고 끊임없는 교육을 진행했으며 IMF 때는 교회 자원을 통해 일자리를 소개하기도 했다. 또 주민 자치회, 부녀회 등을 통해 자발적인 활동으로 이끌었으며 건강한 주민 지도자를 발굴하기도 했다. 2004년에는 노인회를 발족시켜 경로당도 만들었다.
가이주단지였던 무악동에는 현재 여러 임대아파트가 생겨났다. 무악동 선교본당과 독립문 평화의 집의 역할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이제 ‘철거’ 등과 같은 현안은 마주하지 않고 있지만 임대아파트 주민들과의 지속적 교류는 필요하다고 판단, 복지관을 연계해 주거나 이·미용 봉사 등을 통해 주민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독립문 평화의 집에서 일하며 선교본당의 10년을 함께 해온 선교활동가 동경희(카타리나·49)씨는 “지난 10년은 주민과의 눈높이를 찾는 ‘모색기’라고 말할 수 있다”면서 “많은 부분을 성찰하고 다듬어 주민들과의 교류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무악동 선교본당은 5월 24일 오전 11시 선교본당 현지에서 설립 10주년을 맞이해 기념미사를 연다. 미사 후에는 ‘무악동 10년을 돌아보며’라는 영상도 소개될 예정이다.
주임 남해윤 신부는 “임대아파트 주민 대다수가 생업에 종사하다보니 주일 미사 참례나 프로그램 참여 등을 자주 할 수 없어 안타깝다”며 “경제가 어려운 요즘, 주민들이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고 자활할 수 있는 프로그램 추진을 고민 중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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