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명주 바자
이러저러한 기금마련을 위한 바자회는 이미 일반화 된 행사다. 2004년 설립되어 작년에 봉헌식을 마친 우리 본당의 경우도 성전 신축에 따른 부채 마련을 위해 얼마 전 바자회를 가졌다. 이번 바자회 특이점은 생필품이 아닌 양주 명주를 품목으로 했다는 점이다. 얼핏 술 좋아하는 분들 보시기엔 참 좋았겠다 싶겠지만 정작 준비하는 입장에선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기금 마련을 위한 바자회라면 보다 많은 교우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보편적인 품목의 바자회가 좋을 터인데 양주와 명주를 선정하기란 쉽지 않다. 행여 마당은 펼쳐졌는데 출품자가 없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부터 앞서기 시작했다.
바자 준비에 힘 모아
근심걱정이 많을수록 준비는 더 열심히 하게 되는 모양이다. 바자회 준비위원장과 위원들, 주임 신부님과 여러 교우들이 합심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 했다. 기왕의 술 바자회이니 바자회장 한쪽으로 고기를 굽기로 했다. 양주 명주는 아니더라도 쓴 소주라도 마련해야겠기에. 걱정이 많은 만큼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런데 이것이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왔다. 그야말로 대성공이었다.
웃음꽃 끊이지 않아
고가의 양주들은 물론 각종 약주와 명주들이 다양하고 즐비하게 쏟아져 나왔다. 구색이 갖춰지자 너나없이 선물용으로 소장용으로 한두 병씩들 거뜬히 사 주었다. 한편에 마련된 고기 굽는 곳에선 이야기와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방금 사서 들고 온 술을 즉석에서 개봉하여 돌리는 경우도 허다했다. 애주가들의 천국이 따로 있으랴?
만약 어느 본당에서 바자회를 계획한다면 양주 명주 바자회를 권하고 싶다. 왜냐하면 바자회가 곧 양주 명주 시음회가 되어 모두가 즐겁기 때문이다. 걱정과 작은 어려움들이 술 한두 잔의 주고받음으로 자연스레 풀어지며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그런 모습의 즐거움이다.
“주님, 감사합니다. 본당 공동체 모두가 한 가족이요 한 형제임을 체험하고 나눌 수 있도록 허락하심에 감사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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