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전국악 바람이 교회 안에도 불고 있다.
최근 10년 사이 ‘퓨전국악’이라는 새로운 장르는 멀게만 느껴졌던 국악의 대중화를 선도하며 우리 전통음악이 가야할 길을 보여주고 있다.
전례음악으로서 국악의 가능성을 모색한 바 있는 교회에서도 퓨전국악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지난 5월 2일 서울 명동성당 문화축제에서 ‘국악으로 들려주는 하늘이야기’라는 공연을 펼친 ‘하늘’s 토리’도 교회 내외의 퓨전국악 바람을 이끌어갈 새내기 밴드다.
하늘’s 토리(민요에서 소리를 뜻함)는 자신들만의 음악적 색으로 하느님을 찬양하자는 뜻과 하느님의 이야기를 국악으로 전하겠다는 의미를 담아 만들어진 이름이다.
이날 공연에서는 ▲take5 ▲얼음연못 등을 비롯한 현대음악부터 ▲내 주를 가까이 ▲사랑이 없으면 등 성가까지 폭넓은 장르의 곡을 선보이며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발산했다.
단원들은 모두 현재 국악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생들이다. 하지만 짧게는 3년, 길게는 6년간 호흡을 맞춰 온 밴드는 국악고 48기 동기들로 탄탄한 실력과 뜨거운 열정으로 뭉쳤다.
이들이 교회와 인연을 맺은 것은 1년에 불과하다. 그 인연은 서울 포이동 성당에서 시작됐다. 밴드는 지난해 2월부터 포이동 성당 교중미사 중에 국악성가 반주 봉사를 했다.
본당 신자인 학생들을 주축으로 피리와 가야금 등 몇 가지의 악기만 가지고 연주했던 밴드는 중 국악밴드로서 구색을 갖춰보고자 국악고 동기들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 그 요청에 지금의 단원들이 흔쾌히 응해 이제는 가야금과 해금, 대금, 피리, 아쟁, 신디사이저 등 정식퓨전 국악밴드로 손색이 없을 정도의 규모가 됐다.
바쁜 학교생활과 아르바이트 등 각자의 생활이 있지만 밴드활동은 단원들에게 활력 그 자체다. 서초유스센터에서 매주 수요일마다 연습하면서 단원들은 음악뿐 아니라 서로의 신앙을 위해서도 많은 토론과 나눔을 한다. 그래서인지 누구하나 불평하는 사람 없이 즐겁게 활동하고 있다.
차다슬(체칠리아·20)씨는 “학교에서의 공연은 단순히 보여주기 위한 공연이라면 교회에서 하는 공연은 마음에서 우러나와 하는 공연이기 때문에 공연 후에 더 큰 보람을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신앙 안에서 자신들의 재능을 마음껏 발산하고 싶다는 단원들에게는 목표가 있다. 밴드의 이름처럼 국악으로 하느님을 알리고 싶다는 것.
하늘‘s 토리의 대표를 맞고 있는 김바니(엘리사벳·20)씨는 “공연을 통해 저희를 알고 또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생기니 좋다”면서 “앞으로 국악을 통해 가톨릭이라는 종교를 알리는 동시에 교회 안에서 국악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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