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아버지의 고결하고 정의로웠던 그 숭고한 삶을 본받겠습니다. 평생 사제로 살면서 아버지의 모습을 가슴에 새겨두겠습니다.”
5월 25일 고 유현석 변호사 5주기를 맞아 서울 혜화동성당에서 추모행사를 맞는 3남 유이규 신부(작은형제회)는 감회가 남다르다. 천주교 인권위원회가 아버지의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해 ‘유현석공익소송기금’ 출범식을 열기 때문이다. 평생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위해 살다 가신 아버지…. 아버지를 떠올리면 유 신부는 가슴이 먹먹해진다. “당신의 소명으로 없는 자, 불의에 의해 탄압받는 사람을 변호해야 한다고 항상 말씀하셨습니다. 그런 면에서 변호사는 돈에 관계없이 변호사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하셨죠.”
유 신부에게 아버지는 언제나 약자의 편에 선 ‘신앙인’이기도 했다. 자발적으로 찾아가 세례를 받고 신앙심이 깊어 가족과 주위 이웃들에게도 성당을 다니게 한 일화는 유명하다. “자발적으로 신앙의 길을 가신 분이셨어요. 신앙생활에 투신하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사제로 아버지의 영원한 안식을 위해 추모미사를 공동 집전한 유 신부는 자신이 사제가 된 것이 너무 뿌듯했다. “오늘도 아버지와 가난해 법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정성들여 미사를 봉헌했어요. 아버지도 하늘나라에서 사제인 저를 보고 흐뭇해 하시겠지요.”
유 신부는 천주교 인권위원회가 이날 5주기를 맞아 유현석공익소송기금 출범식을 진행하자 정작 내세울 것도 없다며 겸손해했다. “아버지를 기렸던 분들께서 내주셨던 것을 되돌려 드리는 겁니다. 자녀들은 기금을 키우고자 조금 보탰을 뿐이죠.”
“천주교 인권위원회 공익소송위원회가 인권신장을 위한 연구비 지원과 억울한데도 돈이 없어 소송 진행조차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금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아버지께서 살아계셨다면 적극 나서서 만드셨을 거예요.”
유 신부는 이날 추모행사에 함께한 지인들과 아버지의 추억을 함께 나누며 아버지를 닮은 고귀한 사제로서의 길을 다시 한 번 되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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