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필기구로 성경 필사”
언어의 종류뿐만이 아니라 필사를 하는 펜의 종류도 점점 더 다양화되고 있다.
명동성당에서는 1년에 부활, 성탄 두 번씩 성경필사를 진행하는데 올해 사순기간에는 ‘요한복음’이 선정됐다. 이번 필사에 참여한 신자들 중 펜글씨로 성경필사를 완성한 이득우(프란치스코·56)씨는 성경필사에 돌입하면서 특별한 필기도구를 선택하게 된 계기를 ‘사라져가는 것의 재조명’이라고 밝혔다.
열정만 가지고 달려든 일이지만 뾰족하고 세밀한 펜촉을 가지고 성경을 필사한다는 것은 더욱 신중함과 꼼꼼함을 요구했다.
그는 “한 자 한 자 정성을 다하지만 사람의 손으로 하는 일이라 갈수록 글씨가 둔해지고 점점 글자의 구성과 균형, 배열이 달라지기도 한다”며 “이런 모습이 체력 소모에도 완주를 위해 끝까지 달려 나가는 마라톤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다 완성해 놓고 나니 전지 반장에 세로로 써내려간 양만 40장이고 시간으로 따지면 총 80여 시간이 소요된 긴 작업이었다. 그는 이러한 성과를 혼자 해낸 것이 아니라고 믿는다. 앞으로도 붓펜 등 다양한 필기도구로 하느님의 말씀을 드러낼 계획이다.
“이번 필사는 하느님이 제 옆에 계시면서 저를 이끌어주셨어요. 저의 의지와 능력만으로는 해낼 수 없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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