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외신종합】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중국의 가톨릭교회와 신자들에게 보내는 서한의 ‘대요’(Compendium)를 승인하고, ‘중국교회를 위한 기도의 날’인 5월 24일부터 교황청 웹사이트를 통해 영어와 중국어로 읽을 수 있도록 공개했다.
교황청 공보실은 5월 2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도 자료를 발표하고, “교황이 승인한 대요는 글의 구조와 문체에 있어서 원래의 서한을 충실하게 담았으며, 몇 가지 각주와 두 가지 부록이 첨부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요는 은퇴한 전 홍콩대교구장 젠 추기경이 강력하게 요청한 바 있으며, 중국 교회와 관련된 중요하고 미묘한 문제들에 대한 교황의 견해를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권위 있는 문건인 것으로 평가된다.
교황은 이 대요에서 특별히 중국 애국회에 대한 보편교회의 대응 방향과 방법을 언급하며, “중국의 공식교회를 통제하는 기구인 애국회는 가톨릭교회의 교리와 조화를 이루지 않는다”고 규정했다.
서한의 발표에 따라 중국 지하교회의 몇몇 주교들은 애국회의 일원이 되기를 거부하고 중국 정부가 자신들을 인정해주기를 요청했지만 정부는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그들은 여전히 중국 내에서 불법적인 주교로 남아있고 따라서 언제든지 감옥에 수감될 수 있는 상태에 처하게 됐다.
그 동안 교황의 서한은 중국에서 쉽게 접할 수 없었다. 중국 애국회는 교황의 편지를 출판하거나 웹사이트에 게재하지 못하도록 했고, 이러한 규제를 어기고 교황의 편지를 배포한 일부 사제들은 체포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교황의 편지 전문은 교황청의 중국어 웹사이트에 게재돼 있지만 중국에서는 이 웹사이트에 접근할 수 없다.
교황 서한의 가장 큰 성과는 중국 지하교회와 애국회 간의 협력 증진으로 평가되고 있다. 많은 지하교회 주교들이 애국회 주교들과 다양한 사목 프로그램들의 추진을 위해 협력하기 시작했지만, 한편으로는 이러한 협력 관계 때문에 오히려 탄압을 받기도 했다. 대부분의 경우 지하교회 주교들은 지속적인 가택 연금 상태에 있어야 했고, 최근에는 3명의 지하교회 주교들이 실종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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