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교육위원회(위원장 이용훈 주교)는 5월 28일 수원시 이목동 마리아의 아들 수도회 피정의 집에서 ‘한국가톨릭학교교육지침서 심화 방안’을 주제로 정기 세미나를 열고, 학교 현장에서의 지침서 활용을 위한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했다.

문용린 교수(주교회의 교육위원회 위원·서울대 교육학과)는 ‘가톨릭교육지침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란 기조강연에서 “한국가톨릭학교교육헌장과 그 지침서가 마련되며 가톨릭 학교 교육의 특성화를 위한 교회 차원의 문서화 작업은 완성됐다”며 “이제 남은 것은 전국의 가톨릭 학교들이 이런 교회의 철학과 기대를 학교 현장에서 실현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교수는 이어 “지침서의 올바른 활용을 위해서는 재단과 학교 당국의 강한 리더십의 발휘가 필요하다”며 “특히 학교장이 교사들의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교육적 헌신과 봉사를 이끌어낼 리더십의 발휘가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문 교수는 이를 위해 각 학교가 ▲지침서의 내용을 활용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세밀한 연간 계획을 세울 것 ▲학교 간 긴밀한 네트워크를 형성할 것 ▲추진 성과를 공유하고 확산시켜 나갈 것 등을 제안했다.

이에 앞서 주교회의 교육위원회 위원장 이용훈 주교(수원교구장)는 인사말에서 “오늘 세미나는 가톨릭학교교육 지침서의 본격적인 활용에 앞서 전국 가톨릭 학교 관계자들의 소중한 의견을 들어볼 수 있는 뜻 깊은 자리”라며 “가톨릭 교육의 방향을 제시한 교육헌장과 지침서가 앞으로 한국 교육 쇄신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국가톨릭학교장회’ 제51차 정기총회를 겸해 열린 이번 세미나에는 전국 가톨릭 초·중·고등학교 교장 및 교사, 학교 관계자, 학부형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 제1발제 - 지침서의 교육 이념

가톨릭 학교의 교육이념 구현은 가톨릭 학교로서의 특수성을 나타내는 것이기에, 가톨릭 학교가 여러 가지 이유로 고유한 그리스도교적 특성에 대한 곤란과 압력이 발생한다면 교계적 권위가 개입할 수 있고 또 개입해야 마땅하다.

본 지침서에 표현된 가톨릭 학교의 교육이념은 성경과 교회의 가르침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선포와 가르침을 통해 이 세상에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고자 하는 것이며, 그 가치들로는 인간존중, 그리스도인 형성, 생명존중, 정의와 평화, 자연환경의 보전, 믿음과 사랑에 바탕을 둔 봉사정신과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가톨릭 학교는 이러한 교육적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제도적, 법적, 교회법적 조건을 갖추고 교회와 국가와 사회의 현실 속에 실체적으로 존재한다.

가톨릭 학교의 교육이념은 특별히 학교의 구성원인 교직원들과 학생들에 의해 소중히 받아들여지고 실현되어져야 한다. 학교에 근무하는 성직자·수도자·평신도 교육자들은 소명의식을 가져야 하며, 그 실현을 위해 교회, 수도회, 가정, 지역사회와 국가의 유기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김웅태 신부(주교회의 교육위원회 총무)

■ 제2발제 - 가톨릭 학교의 교육 과정

한국가톨릭교육헌장에 따르면, 가톨릭 학교는 일반 학교와 마찬가지로 국가에서 인정하는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그러나 가톨릭 학교는 여기서 더 나아가 영적 성장과 복음적 삶에 필요한 고유한 교육과정 운영으로 통합적인 전인교육을 추구한다.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수준의 교육과정에 머물지 않고, 국가에서 요구하는 교육과정과 가톨릭교회의 고유한 교육과정을 통해 복음정신에 입각한 전인적 인간으로서의 성숙을 도모하는 것이다. 가톨릭 학교교육의 궁극적인 목표는 학생들의 전인적인 성숙을 지향한다. 전인적인 성숙이란 인간을 구성하는 본질적인 요소들, 즉 신체적, 지적, 창의적, 그리고 영적인 면들이 균형 있게 계발된 인간을 말한다. 이상의 네 가지 차원이 균형 있게 계발되기 위해서는 영중심의 패러다임으로 재구조화 되어야 한다. 영중심의 패러다임으로 재구조화 된 실천적 영성을 통해 이 시대가 요구하는 창의적인 인재를 육성할 수 있을 것이다.

가톨릭 학교는 학생들로 하여금 가톨릭의 고유한 교과과정을 통해 인간 중심주의나 생명 중심주의 세계관을 넘어 하느님 중심의 세계관을 갖고 세상을 바라보고 살아갈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할 것이다.

강석준 신부(논산 대건중고등학교 교장)

■ 제3발제 - 인사·행정

가톨릭 학교법인은 가톨릭 학교를 설치하고 경영할 목적으로 교회법과 사립학교법에 의해 설립된 법인(法人)으로, 학교의 일반적 특성과 교회적 특성을 실현하는 주체이다. 따라서 가톨릭 학교의 설립과 경영이 개개의 학교의 장이나 그 구성원들의 합의가 아닌, 우선적으로 교회법과 사립학교법에 근거한 법인에 의해 규정된 정관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 가톨릭 학교의 교직원은 가톨릭교회가 설립 또는 인가한 학교에 근무하며 가톨릭 학교 교육의 사명을 구현시키는 구성원으로 학교의 복음화와 학생들의 전인교육에 공헌한다.

한편 가톨릭 학교가 정규 과목에 필기시험 없이 서류심사 등 특별한 방법으로 성직자와 수도자를 임용하는 것은 현 교육법상 불가능하며 대다수의 교육청에서 인정하지 않는다. 단지 대학교의 교수 임용에 특별 초빙이라는 방법이 있는데, 이러한 방법을 성직자 및 수도자의 특별 임용에 원용할 방법을 강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이 현 교육법과 배치되고 대다수의 교육청에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법인 연합회 차원에서 교육과학기술부와의 조율을 거쳐 법인의 정관 변경이 가능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상국 신부(주교회의 교육위원회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