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비로소 영성이 어떤 것인지를 깨달았어요. 중국에서는 잘 알지 못했던 것이었죠. 1년이라는 시간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툿징 포교 성 베네딕도 수녀회 대구 수녀원(원장 최순자 수녀)에서 1년을 보낸 중국 북경 성 요셉 수녀회 오진정(吳振亭) 수녀는 한국에서 깨닫게 된 수도영성에 대해 강조하며, 영성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 대구대교구와 수녀원측에 거듭 감사 인사를 전했다. 문화혁명으로 종교 역사가 단절되다시피 한 중국에서 자란 오 수녀에게 한국 수녀회의 단체 생활은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북경 성 요셉 수녀회도 1872년에 설립된 유서 깊은 수도회예요. 하지만 문화혁명으로 인해 오랫동안 문을 닫았다가 1986년에야 비로소 활동을 재개해 이제 23년이 되었지요. 깊이 있는 영성을 찾기에 앞서 ‘재건’을 위해 해야 할 일들이 너무나 많았어요.”
오 수녀가 한국에 온 것은 2008년 6월, 중국 교회 상황을 살피기 위해 중국을 방문한 이문희 대주교가 한국 신앙과 영성을 체험할 수 있도록 초청한 것이 계기가 됐다. 입국 후 대구 가톨릭 신학원에서 바오로 서간·가톨릭 철학 등을 배우며 바쁜 나날을 보내던 오 수녀는 김수환 추기경 선종 소식을 듣고 추모 행렬에 동참하러 명동성당을 찾기도 했다.
“길고 긴 추모행렬을 보며 정말 감동받았어요. 김 추기경님은 교회의 원로 사목자였는데, 교우 아닌 사람들이 한 마음으로 추모하는 것을 보고 놀랐지요. 한국 교회의 영향력, 발전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수녀원 안에서 함께 협동하는 공동체 생활을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꼽은 오 수녀는 12일 귀국 후 중국 수녀회가 공동체 안에서 생활하며 수도영성을 따르는 모습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또한 타 교회와의 교류를 통해 중국 교회가 더욱 발전하기를 바란다는 소망도 전했다.
“한국에서 배운 영성을 많은 분들께 전하는 것이 교류의 물꼬를 트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곳에서 배운 영성 실천에 대해 알리려 노력하겠습니다. 한국 신자분들도 중국 교회, 그리고 두 나라 교회의 교류를 위해서 많은 관심 가져주세요”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