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의 첫 번째 사제 성 김대건 신부는 예술작품의 단골소재다. 초상화와 동상은 물론 최근에는 오페라와 드라마까지 김 신부를 소재로 한 예술작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2008년 제작된 김대건 신부의 두상은 실제 형상과 가장 가깝게 제작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신부의 얼굴은 여러 차례 복원된 바 있지만 과학적 자료를 근거로 이뤄진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 작품은 가톨릭대 의과대학 해부학교실 산하 가톨릭응용해부연구소(소장 한승호 교수)가 직접 나서 법의학적, 인류학적 관점에서 검증하고 작품화한 것이 특징이다.
복원작업은 1999년 7월부터 시작됐다. 한승호 교수를 주축으로 구성된 복원팀은 김대건 신부의 머리뼈 사진과 계측치를 토대로 기본방향을 잡았다. 회의를 통해 의과대학에 보관 중인 200여 개의 머리뼈를 조사해 형태와 계측치가 가장 비슷한 머리뼈를 찾고 수정보완 해 머리뼈 복제본을 만들었다. 이 자료와 더불어 김대건 신부와 관련된 자료, 한국인 얼굴 자료를 수집해 뼈대에 살을 붙여 나갔다.
복원팀의 연구 결과, 김대건 신부의 얼굴은 이마가 직각에 가깝게 서있고 아래턱이 발달해 갸름한 얼굴이며 광대뼈가 옆으로만 발달되어 있어 전체적으로 서구적인 모습이었다. 이목구비가 더 뚜렷한 미남형 얼굴로 두상의 특징을 파악해 정확하게 옮겼고 기교를 최대한 억제해 과학적 복원의 의미를 살렸다.
이 모습은 한국인 얼굴 자료를 토대로 한 최초의 복원상으로 현재까지 축적된 기술로써 최선의 결과물로 알려지고 있다.
이렇게 얻어진 자료는 두상의 소형본을 제작하는 기초가 됐다. 법의인류학적 관점에서 검증된 자료에 조각가 김영일(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가 예술적인 측면을 가미시켰다. 덕분에 얼굴에 초점을 맞춰 제작돼 그 외의 부분이 소홀하게 다뤄진 기존의 작품들에 비해 이 작품은 완성도가 높다.
김 교수는 “완성되어지는 얼굴에서 보여지는 전체적인 느낌은 두상의 주인공이 성 김대건 신부님임을 수없이 새기며 세속적이거나 개인적인 성향이 나타나지 않도록 주의하며 그를 위해 반복해 기도와 묵상으로 제작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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