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위기고조 전략은 경제난과 권력승계, 국제사회의 외교적 압력과 경제제재 등 직면한 대내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이며, 최악의 파국으로 치달을 전면전 등 군사적 충돌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따라서 한국 교회는 민족의 화합과 동질성 회복에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이 다른 영역에 비해 많다는 종교적 특성을 십분 살려, 점진적인 개방 또는 체제붕괴에 따른 급변사태 등 북한 사회 변화에 대비해 민족의 화해와 평화 정착을 위한 역할을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는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6월 21일)을 맞아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가 6월 18일 개최한 ‘변화하는 북한과 교회의 과제’ 주제 심포지엄에서 제시됐다.
북한의 핵능력과 핵문제 협상, 경제적인 보상 등 북한과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향후 관계를 소개한 박종철 박사(통일연구원)는 “북한은 위기고조의 카드를 사용하지만 국제사회의 동향을 면밀히 살피고 대화 재개를 모색할 것”이라며 “군사적 공격은 한반도의 재앙임을 고려할 때 미국이 택하기 어려운 대안이며 미국도 대화의 창구를 열어둘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박사는 이어 “통일의 의미가 국토의 통합이나 정치적 통합보다 사회 문화적 공동체의 형성에 있다고 본다면 종교교류가 남북한의 화해와 통일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며 북·미 관계 진전과 북한의 점진적인 개방을 가정으로 북한 변화를 위한 교회의 역할을 소개했다.
“교회가 북한의 개방화와 민주화를 위해 기여하기 위해서는 천주교의 보편적 목표와 북한의 특수성,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독창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박 박사는 “교회가 북한 주민을 위한 인도적 지원과 인권 개선에 힘쓰고 남북한 구성원 모두에게는 화해와 포용정신을 전파하는 데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박사는 구체적인 과제로 “전문 인력과 재정 확대를 통해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의 역할을 강화해야 하며 새터민에 대한 관심도 더욱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또 교회가 남북한 구성원 간 갈등을 해소하고 이해와 관용의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평화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박사는 “북·미 관계 개선은 북한 개방의 시발점”이라며 “북한 개방과 변화에 대비해 교회는 북한 주민의 신앙의 자유 허용, 삶의 수준 향상 등을 위해 중장기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전했다.
박종철 박사가 북한 개방에 따른 교회의 역할을 주로 강조한 반면, ‘북한 내부 변화 특징에 따른 교회의 역할’ 주제 발표에 나선 임강택 박사(주교회의 민화위 전문위원)는 장기적으로 불안정성이 커질 북한의 ‘체제붕괴’에 대비한 교회의 역할을 제안했다.
임 박사는 “향후 북한 체제는 후계체제의 구축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에 따라 매우 가변적이라고 할 수 있다”며 “북한의 후계체제 구축과 관련하여 북한체제의 안정성 전망을 살펴보면 단기는 비교적 안정적일 것으로 보이나 장기적으로 불안정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임 박사는 “최근 들어 우리 사회에서는 북한에서 급변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에 적절하게 대비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 교회는 ▲난민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 ▲북한 내부 취약계층에 대한 인도적 지원 ▲북한 복음화를 위한 전략 마련 등 세 부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제도적·물질적·인적차원의 교회 과제를 제시한 임 박사는 “교회 전체 차원에서 급변사태에 대비한 정책을 결정하는 기구를 사전에 지정해 대비책을 마련할 수 있어야 한다”며 “교회의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북한 복음화 계획도 대비책에 포함돼야 한다”고 전했다. 또 “교구 차원에서도 대량 난민을 보살필 수 있도록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북한 난민에 대한 지원 작업을 현장에서 실무적으로 수행할 인력 및 행정적으로 관리할 전문 인력 등이 요구될 것”이라며 북한 난민사목 성직자·자원봉사자 그룹·복음화사업 주도인력 등을 양성할 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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