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인 오늘(6월 29일), 교회가 사도 바오로 탄생 2,000주년을 기념하여 거행한 ‘바오로 해’를 마치며, 바오로 사도의 선교적 열성으로 세상의 복음화를 위해 노력하신 여러분들께 격려와 주님의 축복을 전합니다.
우리는 <바오로 해> 동안 그의 말씀을 듣고, 그분께 가르침을 받고자 하였습니다. 사도 바오로의 삶을 가장 근본적으로 움직였던 것은 ‘믿음’이었습니다.
그의 모든 행동은 이 ‘믿음’에 중심을 두고 있습니다: “나를 사랑하시고 나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바치신 하느님의 아드님에 대한 믿음으로 사는 것입니다”(갈라 2,20). 사도 바오로의 믿음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 그를 압도하여 변화시킨 주님 사랑의 감명에 기인합니다.
그를 그리스도의 사람으로 이끈 가장 강력한 동기는, 다마스쿠스로 가는 길에서 체험한 ‘그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사실’과 ‘이 사랑을 다른 사람에게 전하고 싶다는 열망’이었습니다.
그리하여 이 사랑은 바오로 사도의 삶의 법칙이 되었고, 순교하기까지 주님을 증거한 힘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우리의 선교적 열정은 바오로 사도와 같이 그리스도를 사랑하는 마음과 그분께 대한 믿음에서 출발합니다.
비록 ‘바오로 해’는 오늘로서 막을 내리지만, 이방인의 사도 바오로의 선교적 열정은 사도들과 그 협력자들인 사제들을 통하여 세상 끝 날까지 지속되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교회는 창립자의 명령에 순종하여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선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가톨릭교회는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영원히 주님의 사명을 끊임없이 수행해야 하며, 교회가 변함없이 그리스도의 지상 명령을 따라 세상에 복음을 전하였듯이 이 선교는 계속될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가 주님을 체험하고 “그리스도의 사랑과 그에 대한 믿음” 때문에 죽기까지 주님을 증거하였듯이, 교회는 모든 사람을 위한 하느님의 사랑이 선교의 의무와 열성의 원천이라고 언제나 생각해 왔습니다.
그래서 교회는 모든 성인들 가운데서도 순교자들을 그리스도인들의 씨앗으로 여기며 각별히 공경하고 있습니다. 이 순교자들의 피로 교회가 뿌리를 내렸기 때문입니다. 순교자들이 구원의 복음을 전하고 그리스도를 증거하다가 순교를 하게 된 이유도 그리스도의 사랑을 체험한 후 그리스도를 사랑했기 때문입니다. 우리 자신들이 굳은 믿음 안에서 그리스도를 전하는 일은 바로 그리스도를 사랑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원교구는 특별히 순교자의 얼이 깃든 땅입니다. 많은 순교 성인들이 이 지역에서 목숨을 걸고 그리스도를 증거하다가 순교하였습니다. 우리들은 자랑스런 순교 성인들의 후손임을 잊지 말고 그들이 증언하고 전파하였던 그리스도의 복음을 힘차게 전해야 하겠습니다.
수원교구는 넓은 지역을 관할하고 있습니다. 수도권이면서도 중소도시와 농촌까지 혼재하여 다양한 문화권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교구 내에는 교회가 새롭게 관심을 가져야 하는 외국인 노동자와 다문화 가정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경제 지상주의로 인한 빈부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어 극빈층은 늘어만 가고 있으며, 한국 전통문화의 붕괴와 개인주의의 팽배는 많은 가정의 해체를 불러, 청소년 문제와 여성 문제, 그리고 가정에서 그 역할을 잃은 아버지 문제 등, 오늘날 우리 모두가 공감하고 걱정하는 문제를 가져왔습니다. 더구나 갖가지 요인에 의해 삶의 가치를 상실한 이들의 자살과 생명을 경시하는 풍조는 위기의 사회 공동체를 만들어 버렸습니다. 이러한 작금의 현상들은 그리스도인들로 하여금 세상에 나아가 복음화에 투신하도록 강하게 요청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활동의 주역은 성령이십니다. 성령께서는 구원 활동을 내적으로 수행하시며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가 스스로 성화되어 확장하도록 부추기십니다. 성령과 사도들이 결합하여 언제 어디서나 구원활동을 이루신 것처럼 성령께서는 모든 시대를 통하여 우리와 함께 하시며 우리의 복음화 사업을 이끌어 주실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들은 우리 안에 활동하시는 성령께 의탁하며 교회의 구원사업에 헌신함으로써 우리 시대의 ‘빛과 소금’이 되어, 하느님 나라를 위해 매진하는 역동적인 수원교구 신앙공동체가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