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본문 : 이사 7,14】
“그러므로 주님께서 몸소 여러분에게 표징을 주실 것입니다. 보십시오, 젊은 여인이 잉태하여 아들을 낳고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할 것입니다.”
교부들은, 이사야가 메시아께서 동정녀에게서 태어나시리라는 것과 동정녀의 출산은 메시아 탄생의 표징이라는 것을 예언했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유대인들은 ‘예수는 메시아다’라는 주장을 부정하기 위해 동정녀 출산이라는 예언을 부인하면서, 문제의 단어는 ‘동정녀’가 아니라 ‘젊은 여인’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이에 대한 교부들의 주장과 논박을 들어봅시다.
하느님의 표징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일어나리라고 상상할 수 없고 불가능하다고 밖에 여길 수 없는 일을, 하느님께서는 예언자의 영을 통하여 미리 예고하셨습니다. 이는 그 일이 이루어질 때에 이미 약속되었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믿고, 믿음으로 받아들이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순교자 유스티누스『첫째 호교서』33)
“믿음이 없는 여러분, 놀라지 마십시오. … 동정녀가 아기를 낳으리라는 것과 아기를 낳고도 동정녀로 머물렀다는 것을 불가능한 일로 여기지 마십시오. 태어나신 분이 바로 하느님이심을 이해하십시오. 그러면 여러분은 동정녀가 아기를 낳는 것에 놀라워하지 않을 것입니다.”(아우구스티누스『설교집』370,3)
“동정녀 출산이 일반적인 출산과 같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었을 것입니다. 이사야의 예언이 매일 일어나는 것과 같이 한 여인이 일반적인 방법으로 아기를 낳는 것에 관한 것이라면, 왜 그것을 표징이라 부르겠습니까?”(요한 크리소스토무스『이사야서 주해』7,5)
하느님의 첫 처소
“태어난 아기는 구유에 뉘어 있습니다. 이것이 하느님의 첫 처소입니다. 천상의 통치자께서는 이러한 궁핍한 처지를 마다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분의 집은 동정녀의 태내였습니다. 마리아는 분명히 그리스도께서 거처하시기에 합당한 장소였습니다. 그것은 그녀의 육체 그 자체 때문이 아니라, 그녀의 동정성이 지니고 있는 은총 때문입니다.”(토리노의 막시무스『설교집』61B,2)
젊은 여인이 아니라 동정녀
“유대인들은 ‘알마’(almah)가 히브리어로 동정녀가 아니라 ‘젊은 여인’을 뜻한다고 곧잘 우리에게 이의를 제기합니다. 사실 동정녀는 히브리어로 ‘베툴라’라고 합니다. 그러나 젊은 여인 또는 소녀는 ‘알마’가 아니라 ‘나아라’입니다. 그러면 ‘알마’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알마’는 숨겨진 동정녀, 그냥 동정녀가 아니라 더 깊은 의미를 지닌 동정녀입니다.”(히에로니무스『요비니아누스 반박』1,32)
“유대인들은 예언서에 ‘동정녀’라 되어 있지 않고 ‘젊은 여인’으로 되어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성경에서는 ‘젊은 여인’과 ‘동정녀’는 같은 의미입니다. 왜냐하면 성경에서 ‘젊은 여인’은 여전히 동정 상태로 있는 여인을 가리키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아기를 낳은 사람이 동정녀가 아니라면, 어떻게 그것이 표징, 곧 특별한 일이 될 수 있겠습니까? … 그래서 유대인들은 악의를 품고 ‘동정녀’라는 말 대신 ‘젊은 여인’이라는 말로 성경 본문을 바꾼 것입니다. 그러나 본문이 ‘젊은 여인’이든 ‘동정녀’이든 아기를 낳을 사람은 동정녀이며, 그래서 이 일은 신비로운 표징이라는 사실로 알아들어야 합니다.”(테오필락투스『마태오 복음 해설』23)
말씀 안에서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