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나눔을 강조하신 김수환 추기경의 초상화를 통해 이웃과의 화합을 표현해보고 싶었어요.”
지난 16일까지 서울 인사동의 한 갤러리에서는 고(故) 김수환 추기경 초상화가 전시됐다. 세 인종을 상징하는 흰색과 황색, 흑색의 지푸라기 인형들이 만들어낸 독특한 모양의 초상화는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 작품을 제작한 서양화가 오경덕(프란치스코·대전 괴정동본당)씨를 만나봤다.
오씨는 “김 추기경은 국민적으로 존경받으시는 분”이라며 “각 인종을 상징하는 인형들의 모습으로 김 추기경의 근엄한 모습을 만들어 봤다”고 설명했다.
김 추기경 초상화를 위해 제작된 지푸라기 인형만 400여 개. 구리선에 지푸라기를 감아 만들었다.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에요. 게다가 동작들도 다 다르게 만들었죠. 삼색의 지푸라기로 그려진 김 추기경의 모습이 생전에 사랑과 나눔을 말씀하는 것과 통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돼요.”
그는 김 추기경 초상화와 더불어 성모자의 모습도 지푸라기 인형으로 표현했다. 독특한 소재를 이용해서인지 어지러운 세상을 보며 놀란 모습의 아기 예수와 그를 따뜻하게 감싸주는 성모 마리아의 모습도 색다르게 다가온다.
지푸라기와 흙 등 자연을 이용해 지푸라기 작가로 유명한 그는 오는 9월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에서도 전시를 열 예정이다.
“이번에는 근엄한 모습의 김 추기경을 화폭에 담아냈지만 다음에는 이웃집 할아버지 같이 편안한 미소를 짓고 있는 소박한 모습의 김 추기경 초상을 제작할 계획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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