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성장하고 있는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뉴미디어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방향 정립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와 서울대교구 매스컴위원회는 6월 17일 오후 2시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멀티미디어와 인간’을 주제로 제9회 가톨릭 포럼을 열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뉴미디어의 활용실태를 돌아보고 윤리·제도적 대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포럼은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존중과 대화와 우정의 문화를 촉진하는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관계’라는 제목의 제43차 홍보주일 담화를 통해 발표한 바와 같이 멀티미디어 시대의 새로운 이슈와 역기능을 살펴보고 인간의 행복에 선용하기 위한 방법과 대안을 찾고자 마련됐다.
한국가톨릭언론인협의회 김지영 회장은 “올해 포럼 주제인 ‘멀티미디어와 인간’은 피해가서는 안 될 발등의 불”이라며 “멀티미디어 시대의 여명의 시기인 이 시점에서 멀티미디어가 모든 사람에게 골고루 그리고 행복한 선물이 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제1주제 멀티미디어 빛과 그림자 ▲제2주제 멀티미디어 시대의 인간화 순으로 진행된 이날 포럼에는 학계와 종교계, 언론계, 정계 등 각 분야의 미디어 전문가들이 참여해 모든 사람들의 이익을 위해 선용될 수 있는 멀티미디어 발전방향을 모색했다.
권상희 교수(성균관대 신방과)는 ‘디지털 멀티미디어의 실태분석과 진단’을 주제로 “사이버 공간이라 불리는 모바일 통신과 인터넷은 이미 또 다른 하나의 삶의 공간이 되어가고 있다”면서 “하지만 사이버와 모바일의 가장 큰 문제는 가상공간에서 얻는 즐거움에 빠진 나머지 현실의 인간관계에서 얻을 수 있는 만족과 즐거움을 잃어가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과학을 가르치는 것보다 과학의 철학을 가르쳐야 하며 인간의 뿌리와 기원을 이해할 수 있도록 기술의 역사와 종교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미디어가 우리 사회를 비롯해 신자들의 신앙생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정작 교회에서는 신학, 사목, 선교, 윤리적 시각의 연구와 시도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종교적이고 교회적인 시각에서 디지털 문화의 윤리적, 교육적인 면을 비평한 김민수 신부(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 총무)는 “종교의 역할은 책임있는 도덕적 자아를 형성하도록 끊임없이 자아를 성찰하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중론의 관점에서 본 이명박 정부의 미디어 정책’을 주제로 제2주제를 발표한 윤영민 교수(한양대 정보사회학과)는 “인터넷 덕분에 ‘논의하는 공중(discussing public)’의 가능성이 열렸다”며 “공중론의 관점에서 정부의 매체 정책이나 사회적 노력은 공중을 신뢰하고 공중을 최대한 부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토론자로 나선 유시찬 신부(서강대 이사장)는 “인터넷을 통해 드러나는 모든 음영은 그대로 우리 사회에도 존재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절실히 요청되는 것은 우리 국민 내지 국가 전체의 존재의 품위를 어떻게 끌어올릴 것인가에 대한 고뇌와 해결책 모색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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