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기쁨(상,하)…최인호 지음
엄마와 딸, 엄마와 평생을 두고 사랑했던 한 남자. 이 세 사람의 삶과 사랑을 기본적인 테마로 하고 있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사랑이야말로 기쁨이라는 단순한 사실을, 고통과 인내와 희생을 겪게 되지만 인간을 변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임을, 인간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유일한 빛임을 말하고 있다.
<도서출판 여백/각 권 300쪽 안팎/각 권 7500원>
■이 지상에서 가장 큰 집…최인호 지음
지난해 문단 데뷔 30주년을 보내면서 작가 스스로 많은 작품들 중에서 괜찮다고 생각되는 중ㆍ단편 12작품을 골라 묶 은 책. 초기 단편 「술꾼」에서부터 근작 「산문」에 이르기까지 작가로서의 변화를 비교적 자세히 엿볼 수 있는 작품들을 연대기 순서로 골랐다. 「산문」과 희곡 「어머니가 가르쳐 준 노래」 는 신작이다.
<청아출판사/461쪽/8000원>
최인호씨는 지난해 본보 창간70주년 기념호 「가톨릭신문을 말한다」에서 『…나 역시 가톨릭 신자라기보다는 진정한 의미의 가톨릭 작가로 가톨릭신문에 의해 기록되어지기를, 남은 인생을 그렇게 살 수 있게 되기를 감히 소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가톨릭문학상 수상이 진정한 가톨릭 작가로서 각인되는 계기가 되기는 너무 이를지 모르지만 적어도 가톨릭 작가의 길에 들어서는 초입은 되지 않을까 생각하며 그의 작업실을 찾았다.
『가톨릭 작가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가톨릭 작가로 불려지길 원하고, 내 스스로가 가톨릭 작가이고 싶습니다. 아니 이미 가톨릭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87년 세례 받은 후 가톨릭 정신이 내 사고, 내 의식에 인화된 것 같습니다. 항상 가톨릭 정신이 녹아 있는 작품을 쓰고 싶고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문장이 많이 변화되고 있습니다』
사실 영세 후 「왕도의 비밀」「산문」「길없는 길」「허수아비」 등 역사와 종교 (불교), 사랑을 소재로 한 작품들을 많이 써왔지만 작가 스스로 「이 모든 작업에 있어 가톨릭적 통찰로 보게 되더라」고 말한다. 비록 소재 자체는 가톨릭과 무관하거나 오히려 불교 혹은 역사 쪽에 천착하는 듯이 보이나 궁극에는 가톨릭적 진리관, 가치들이 녹아 있다는 말이다.
사실 경허 스님을 소재로 한 「길 없는 길」은 불교계에서도 인정할 만큼 불교 사상을 꿰뚫고 경허 스님이라는 뛰어난 불자의 생애를 세상에 드러낸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불교출판문화상」을 받을 만큼. 그러나 한 뛰어난 불자를 세상에 드러낸 것도 결국 하느님의 섭리라고 생각하는 작가는 스스로를 「불교적가톨릭주의자」라고 말한다.
55년 부친이 선종하기 전 「베드로」를 세례명으로 대세를 받는 것을 보고 「언젠가 나도 가톨릭 신자가 되겠구나, 세례명은 베드로 2세…」라는 생각을 가지면서 가톨릭과의 인연이 시작된다. 87년 세레 받기 전 삶에 고통이 있었고 이를 잊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찾던 중 6월에 세례를 받았다. 이 때 작가는 「강렬한 빛을 받는 신앙체험」을 하게 되고 그동안 살아온 것이 모두 거짓이었음을 절실히 깨닫게 된다. 작가는 그 때의 심정을 이렇게 말했다. 『그때 죽었으면 곧바로 천당에 갔을 것 같다』
그리스도교의 진리가 무엇인지는 몰랐지만 그리스도야말로 진리의 중심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작가는 단호하게 『순교의 용기는 없지만 그리스도의 진리를 부정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이러한 작가의 신앙이 교회 인쇄 매체를 통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 93년 서울대교구 주보에 「말씀의 이삭」을 연재하면서부터.
그 주의 성서구절을 주제로 한 짤막한 묵상들은 마치 대화하듯, 귓속말로 속삭이듯 신앙의 내밀한 부분까지 부드럽고 완곡한 어조로 두드려 줘 신자들에게 주보 읽는 재미를 두배 세배 더해 줬다. 3년 뒤 두권의 책으로 묶으면서 작가는 「10년도 채 안되는 얕은 신앙인」이라는 표현으로 겸손해 했지만 역량 있는 작가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며 믿음의 풍성한 양식을, 「말씀」의 의미를 더욱 친근하게 전해줬었다.
다행히도 올 1월부터 박완서씨와 격월로 나누어 다시 쓰기 시작했고 내년부터는 혼자서 쓰게 된다. 작가는 서울 주보 연재를 『재미있다』고 말한다. 작업 자체가 즐겁고, 바쁜 일상을 되돌아볼 기회를 갖게 하고, 공부하는 계기가 된다며 『주님이 귀여워하는 복 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최인호씨는 신자 작가로서 원대한 꿈을 갖고 있다. 바로 그리스도를 주제로 한 작품을 구상중에 있다. 유럽을 순례하면서 신과 인간의 갈등, 즉 신학과 철학의 갈등을 흥미롭게 파헤쳐 보고 싶은 것이다. 세기말적인 현상을 보면서 또 새로운 천년기를 맞으면서 과연 종교란 무엇인가를 찾는 구도의 과정이기도 한다. 『주님의 허락을 기대한다』는 작가는 아마도 이 작업을 통해 진정한 가톨릭 문학의 진수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가톨릭문학상을 참 고맙게 생각합니다. 더 잘하라는 채찍으로 알고 신자 작가로서 실망시키지 않도록 노력과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주요작품
<소설(집)>「타인의 방」 「별들의 고향」 「바보들의 행진」 「깊고 푸른 밤」「겨울 나그네」 「천국의 계단」 「길 없는 길」 「허수아비」 「왕도의 비밀」 「가족」 「잃어버린 왕국」「불새」「안녕하세요. 하느님」「위대한 유산」 「고래사냥」 <수필집>「너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사랑아 나는 통곡한다」 <희곡>「어머니가 가르쳐 준 노래」<동화(집)> 「생각하는 동화 - 땅꼬마 도단이」「아인슈타인 창작그림동화」(공저)
◆수상경력
사상계 신인문학상, 현대문학상 신인상, 이상문학상, 영화 「깊고 푸른 밤」으로 아시아 영화제 각본상과 대종상 각본상, 불교출판문화상
◆연보
▷1945년 서울에서 출생
▷1963년 고 2때 단편 「벽구멍으로」가 한국일보 신춘문예 입선
▷1967년 단편 「견습환자」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
▷1972년 연세대 영문과 졸업
▷1987년 세례 받음
▷1993년 서울대교구 주보에칼럼 연재,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객원교수
▷1998년 현 가톨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겸임교수
▷제2건국 범국민추진위원회위원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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