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 모자…문삼석 시ㆍ그림
초등학교 저학년들을 위한 시화집. 올빼미 참새 고슴도치 오리 등 동물을 소재로 한 20작품, 도토리 사과 은행나무 등 식물을 소재로 한 10작품, 봄비 가을 눈 등 자연을 소재로 한 10작품, 신발 과자 거울 등 생활주면에서 얻은 소재로 한 10작품 등 모두 50편을 담고 있다. 특히 작가가 직접 색한지를 오려 만든 그림이 보통 솜씨가 아니다.
<아동문예/120쪽/6000원>
털실 뭉치가 / 뛰어 다니네. // 노랗고 동그란 / 털실 뭉치가…. // …<「병아리」중에서>
… // 물구나문 서지 마! / 뚱뚱 오리야.//커다란 엉덩이가 / 다 보이잖아?<「뚱뚱 오리야」중에서>
파리가 앞발을 / 싸악싸악 뱌비대며, // ?나 / 밥 좀 주쇼! // …<「파리」중에서>
이처럼 문삼석씨의 동시는 쉽고 재미있다. 아이들의 마음이, 말투가 그대로 드러나 있다.
아이들의 보는 색의 세계가 선명하고 사물의 움직임이 구체적으로 표현되고 있다. 뛰어난 상상력을 바탕으로 아이들과 자연과의 대화와 교감이 오간다. 그래 그래 하며 고개를 끄덕이며 읽을 수 있다. 악보가 없는데도 노래하듯 읽혀진다. 율격이 흐트러지지 않기 때문이다.
화석화된 어른의 마음으로는 감히 상상도 못할 순수함이 깃들어 있다. 아무리 굳어 있던 표정이라도 어쩔 수 없이 미소를 짓게 만든다. 그러면서도 깊이가 있고 아름답다. 어른이 읽어도 감동을 준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어른을 위한 동시는 아니다.
오히려 철저히 아이들을 위한 동시다. 『어린이가 읽지 않는 아동문학은 존재할 수 없다』는 게 평소 지론. 어른의 시각에서 본 아이들 세계가 아니라, 아이들이 보고 느끼는 아이들 세계를 그리기 위해 애쓴다. 어쩌면 애쓴다고 될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래서 항상 아이들의 마음으로 살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첫 부임한 초등학교. 작은 도서관이 있었지만 외국 번역본이 몇 권 있을 뿐 아이들이 읽을 만한 책이 없었다. 그래서 학창시절 문학동인활동 경험을 살려 동시를 쓰기 시작한게 어언 37년이다. 성인문학에 비해 홀대받는 아동문학이라 큰 유명세를 타진 못했지만 그 동안 10권의 동시집과 다수의 동화집 그림책을 냈다.
속 모르는 사람들은 교직에 몸담고 있으면서 책도 많이 내고 했으니 벌이도 괜찮겠다고 생각한다. 아이들 책에 베스트 설러가 있던가? 이 땅의 어느 부모가 아이들에게 책 사주기를 즐기는가. (교과서나 참고서 빼고). 사실 아동문학은 대부분 자비 출간이다. 『사명감이죠. 교육자로서 아이들의 심성교육이나 정서순화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도 대부분 내는 책마다 크고 작은 상을 받았다. 좋은 책에 대한 당연한 결과이지만 작가는 「하느님의 뜻」으로 돌린다. 상보다 더 반가운 것은 아이들과 부모들의 편지다. 책을 읽고 친구같이 생각했는지 「뭘 좋아한다」는 둥, 「선생님 시외워 1등 했다」는 둥 시시콜콜하지만 반갑기 그지없다. 학부형들은 「감사한다」「우리 아이에게 용기 주는 한마디 해달라」는 식이다.
『동시는 재미있고 흥미로워야 합니다. 유익하고 교육적이고 기교적인 부분은 다음이지요. 우선은 관심을 갖고 읽게 해야합니다』고 말하는 작가의 작품은 밝고 긍정적이다. 어디 하나 차갑고 무섭고 외롭고 악한것이나, 눈물 슬픔 질투 등을 말하는 시어가 보이지 않는다. 이는 아이들에게 우선은 바르고 착하고 긍정적이며 선하고 아름다운 세상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작가의 의지다.
모든 독자에게 거부감을 주어서는 안되기에 의도적으로 종교적인 시어를 자제하고 있는 작가는 이러한 작품 속에 드러나는 선과 미, 사랑을 통해 하느님의 더 큰 사랑을 표현하고자 노력한다. 때가 되면 교회 어린이를 위한 책도 써 보고 싶은 마음을 가득 품고서.
『다른 훌륭한 분이 많은데 제가 받게 되어 죄송하고 송구스러운 마음이 앞섭니다. 큰 책임감으로 와 닿기도 하고 하느님의 부르심으로도 생각됩니다. 더욱 작품활동에 적력하겠습니다』
문삼석(모세ㆍ57세ㆍ서울 반포본당)씨는 부인 백창덕(데레사)씨와의 슬하에 딸 정아와 아들 정훈을 두고 있다.
◆연보
▷1941년 전라남도 구례군 구례읍 신월리 출생
▷1959년 광주사범학교 졸업, 초등학교서 교직생활 시작
▷1962년 「아동문학」3호에 동시 「학교종」입선
▷1963년 조선이보 신춘문예에 동시 「시골학교 난롯가에는」 당선으로 등단
▷1967년 첫 동시집 「산골물」발간
▷1978년 전남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1990년 세례 견진 받음
▷1998년 현 대림여자중학교 교감
◆주요작품
<동시집>「산골물」「가을 엽서」「바람 하늘 산」(공저) 「이슬」「별」「빗방울은 즐겁다」「아가야 아가야」「바람과 빈 병」「우산 속」「도토리 모자」, <그림책>「땅과 바다」「해와 달과 별」「물은 요술쟁이」「불은 심술꾸러기」 「고마운 공기」, <동화집>「당나귀 알」「토끼전」「서대쥐전」「은혜 갚은 학」 「성냥팔이 소녀」
◆수상경력
전남아동문학가상, 계몽사아동문학상, 한국동시문학상, 세종아동문학상, 전라남도문화상, 대한민국문학상(우수상), 소천아동문학상, 박홍근아동문학상, 이주홍아동문학상
◆주요경력
60년대 중반 이후 전남문인협회 아동문학 분과회장, 광주아동문학회장, 전남아동문학가협회장 등 역임. 현재 가톨릭문우회, 계몽아동문학회(회장),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동심의 시 동인회, 서울교원문인협회(이사), 서초문인협회(아동문학분과회장), 색동회, 한국교단문인협회(부회장), 한국문인협회, 한국아동문학연구소, 한국아동문학인협회(부회장), 한국아동문학학회(이사), 한국어린이문화진흥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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