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외신종합】미국 가톨릭 교회는 11월 22일 CBS를 통해 「죽음의 의사」 잭 케보키언(70) 박사의 안락사 비디오 공개 직후 「잔혹한 살인 행위」라며 강력하게 비난했다.
필라델피아 교구장 안토니 J.베빌락콰 추기경은 안락사 장면 공개에 대해 22일「새로운 형태의 저속 저널리즘」이라고 지적했고 존 J.오코너 추기경도 성 패트릭 성당에서의 미사에서 이에 대해 신랄하게 비난했다.
디트로이트 대교구 네드 맥그래스 대변인은 『TV에 방영된 것은 명예에 굶주린 무자격 돌팔이 의사의 살인 장면』이라고 말했으며 미국 주교회의 생명운동 사무국 리차드 도어플링거는『CBS는 한 인간의 비극적 죽음을 시청률을 올리는데 이용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안락사를 찬성하는 쪽에서는 『이번 방영이 죽음은 선택이라는 점을 잘 조명했다』며 『안락사를 합법화하라』고 요구하고 있어 이번 사건을 둘러싸고 상당히 심각한 논쟁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의 발단은 그동안 약 120명 이상의 안락사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잭 케보키언 박사가 환자의 동의로부터 독극물로 숨이 끊어질 때까지 전 과정을 담은 비디오를 CBS가 공공연하게 방영함으로써 시작됐다.
지난 9월 17일 촬영된 이 비디오는 토머스 유크(52)라는 루게릭병 말기환자가 안락사에 동의하는 내용의 서류에 서명하는 것부터 시작해 수면제, 근육이완제, 심장을 멎게 하는 염화칼륨주사 등 세차례의 독극물 투약으로 완전히 숨이 끊어질 때까지의 과정이 담겨 있다.
이 비디오는 CBS의 인기 시사 프로그램인 「60분」을 통해 방영됐다. 일부 지역 방송이 방영을 거부하기도 했지만 이 비디오 방영은 미국 전역에서 약 2천4백만 명이 시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죽음의 의사」로 알려진 잭 케보키언은 이미 지난 8년간 1백20건의 안락사에 참여해왔고 6차례 기소돼 4번 법정에 섰으나 매번 무죄로 석방됐다.
잭 케보키언 박사는 자신의 안락사 장면을 공개한 것에 대해 『안락사에 대한 법의 판단이 내려져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라며 『당국은 나를 기소하라』고까지 말하고 있다.
미시간주 오클랜드 카운티 검찰은 25일 그를 1급 살인 혐의로 기소했으며 기소 직후 그는 경찰에 자진출두 보석 조건 위반시 75만 달러를 낸다는 조건으로 일단 석방됐다.
재판전 첫 심리는 12월 9일로 잡혀있는데 이번 재판은 그야말로 안락사를 둘러싼 그동안의 논쟁에 대한 법적 판단이 이뤄지는 것이어서 전국적인 관심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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