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을 주제로 한 영화제가 세계인권선언 50주년을 맞아 인권후진국이라는 꼬리표를 아직껏 떼지 못하고 있는 20세기말 한국민들을 교육의 장으로 초대한다.
오는 12월 10일로 반세기를 맞는 세계인권선언 50주년을 기념해 천주교인권위워회(위원장=김형태)를 비롯한 인권운동사랑방 등 인권단체들로 구성된 한국인권단체협의회는 12월 5∼10일까지 서울 동국대학교 학술문화회관에서 제3회 인권영화제를 개최하고 있다.
「야만을 넘어 인권의 세계로」를 부제로 열리는 이번 영화제에서는 역대 최다인 35편의 작품이 선정돼 공연될 예정이다. 특히 우리 교회도 깊은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신자유주의와 관련한 특별기획전 「신자유주의와 도전하는 민중들」에서는 「가난한 자들의 모님: 민중의 힘」등 8편의 영화가 선보일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표현의 자유를 향한 투쟁을 영화제의 뜻대로 내세우고 있는 인권영화제 집행위원회는 시민들이 자신들의 힘으로 꾸리는 영화제를 표방하며 영화제의 모든 작품들을 무료로 상영한다.
지난 96년 11월 「영화속의 인권, 인권속의 영화」를 주제로 우리나라 최초이자 유일하게 사전심의를 정면으로 거부하고 여와를 대중 상영, 파란을 일으켰던 인권영화제 집행위원회는 『올해는 특히 IMF 이후 피폐해진 우리의 일상적 삶에 새로운 도전의 힘을 불어 넣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12월 5일 오후 7시 개막식과 함께 이이티인들의 민주주의를 되찾아 가는 그런 과정을 그린 「레지스탕스」를 개막작으로 막이 오르는 영화제는 쉽게 접하기 힘든 작품들을 담아 내 영화감상의 지평을 넓혀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특히 맥시코 사파티스타 원주민들의 봉기를 다룬 「치아파스」(감독=네티 와일드)와 카자흐스탄 타라스 포포프 감독이 소년 감옥의 내부를 무대로 펼쳐낸 「십자가를 진 아이」는 세계 민중들을 향한 시야를 넓혀줄 것이며, 「IMF한국, 그1년의 기록」「입국 금지」등은 한국의 현재를 돌아보고 반성하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다.
또 6년에 걸친 편집작업 끝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으나 작품이 완성된 후 25년이 지나도록 칠레에서 한번도 상영되지 못했던 파트리시오 구즈만 감독의 다큐멘터리 「칠레전투」는 일반의 눈을 끌기에도 충분하다.
영화제 집행위는 서울 상영을 시작으로 전국 10여 개 도시에서 순회 상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영화제측은 영화제 기간중 세계인권선언 50주년 기념 심포지엄을 비롯해 세계인권선언에 대한 퀴즈대회, 상영작에 대한 퀴즈대회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마련할 예정이다.
※문의=(02)741-2407 인권영화제집행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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