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를 공부하는 목적은 성서에 대한 지식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성서를 통해 우리의 삶을 변화시켜가자는 것. 따라서 교회는 자신의 삶을 변화시켜 가기 위한 방법으로 신자들에게 기회 있을때마다 성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성서에 맛들이기를 권하고 있다. 본보는 제14회 성서주간을 맞아 이러한 움직임에 부응하자는 뜻에서 성서 가훈 갖기, 필사운동, 묘비에 성서 기록하기 등 다양한 성서 생활화 방안을 소개한다.
말씀을 가슴으로 느끼는 필사
점차 확산되고 있는 「성서 옮겨쓰기운동」은 그리스도인들의 삶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성서를 직접 써 보게 함으로써 성서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갖도록 하자는 것이다.
원주교구와 청주,수원, 춘천교구 등이 교구차원에서 참여하고 있고 소속교구와 관계없이 본당차원에서 또 개인적으로 성서를 옮겨쓰는 이들이 늘고 있다.
성서필사에 참여하고 있는 신자들의 경우 한결같이 『성서를 옮겨쓰고 나서 그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성서에 깊은 애정이 생겼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성서필사는 신자들에게 성서를 가슴으로 느끼도록 하는 원천이 되고 있다.
성서를 매일 필사한다는 것은 매일 조금씩 읽거나 매일 기도하기보다 더욱 힘든 일. 따라서 많은 신자들의 경우 사순시기나 대림절 등에 맞추어 시작할 때가 많다. 그러나 요즘들어 성서를 연중 그리고 신구약 합본을 통째로 필사하는 신자들도 늘고 있다.
보속하는 마음으로 참여해도 좋고 냉담자 회두와 같은 특별지향을 두고 필사에 참여하는 것도 좋다. 혼자서 필사에 참여하다가 나중에는 온가족이 돌아가면서 참여하는 가족필사도 늘고 있다.
성서로 가훈을
웬만한 가정이라면 한 가정의 삶의 지표로 또 교훈으로 삼을 만한 내용을 정해 가훈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신자라면 성서구절을 이용해 가훈으로 삼는다면 어떨까?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I 요한 4,16) 『주여 당신 뜻대로 하소서』 등 성서에는 가훈으로 삼을 만한 구절들이 많다. 성서로 가훈을 삼았다는 서울 압구정 동본당의 박헬레나씨는 『성서를 가훈으로 삼으니까 우선 집안 분위기 자체가 신앙적인 분위기로 변해가는 것 같다』며 성서 가훈이 갖는 좋은 점을 강조한다.
무엇보다 성서를 가훈으로 삼는다는 것은 단지 집안의 교훈이나 삶의 지표로서 뿐만 아니라 신앙안에서 항상 그분의 삶을 염두에 둔다는 점에서 또 하느님의 말씀을 중심으로 한 가정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가훈이상의 가치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묘비에 성서를
평생을 신앙속에서 살다가 그리스도의 말씀을 품고 잠든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춘천교구 김현준 신부는 돌아가신 부친의 묘비에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이들” (마태 5,31)이란 성서구절을, 할머니 묘비에는 “내 주시오, 내 천주시로소이다” (요한 20,28)라는 성서구절을 적었다고 한다.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평소의 삶을 기릴 수 있는 말씀을 묘비명에 적어 넣는다면 자녀들의 가슴속에는 부모님과 성서의 말씀이 언제나 함께 살아 숨쉴 수 있을 것이란 것이 김현준 신분의 얘기다.
부모나 가족이 세상을 떠나기에 앞서 평소 가장 좋아했거나 적절한 성서구절을 찾아 놓았다가 묘비명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자세, 부모나 가족에 대한 더 없는 사랑의 표현일 수 있을 것이다. 동시에 자신의 묘비명에 적어 넣을 성서구절을 평소 찾아 보는 것도 신앙인다운 삶을 진지하게 사는 바른 자세가 아닐까.
성서를 좌우명으로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사는 한 신자는 좌우명으로 「주여 당신 뜻대로」를 좌우명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열심한 신자인 그가 성서를 좌우명으로 삼으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마땅한 성서구절을 찾지 못하다가 성서 필사를 하면서 마음에 드는 성서구절을 찾았다고.
온가족이 돌아가며 성서읽기
하루일과를 끝내고 잠자리에 들 시간, 하느님께서 베풀어 주신 하루해에 감사를 드리며 기도와 함께 그날의 복음을 온가족이 돌아가며 읽어 나간다. 가족과 함께 읽어나가는 성서읽기는 성서를 통해 가족간의 사랑과 신앙을 동시에 깊도록 해 주는 특별한 은총을 입게 된다. 아울러 복음을 매일 읽다보면 온가족이 전체 복음을 모두 읽게 되는 효과도 동시에 지니게 된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