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종이나 나팔은 예로부터 신호나 환희, 찬양을 드러내는 도구였습니다.
전시에는 적이 오는 것을 전하기도 하고, 새로운 시대를 선포하기도 하였습니다.
다양한 용도로 쓰이던 종은 가톨릭 전례에까지 진출하게 됩니다. 전례안에서 종을 친다는 것은 이 소리로써 하느님을 찬미하며 그 소리의 울림에 맞춰 신자들의 공동체가 한 마음으로 하느님께로 향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미사가 집전되고 있는 중에는 가장 중요한 부분인, 성체 축성부분에 성당안의 모든 사람들에게 성변화의 신비를 알리기 위해 종을 칩니다.
모든 사람들이 한 마음으로 거룩한 순간을 맞아 성체 앞에 흠숭을 드리도록 하는 신호의 일종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옛날에는 이때 성당밖의 종을 칠때도 있었습니다. 이때 사제는 축성된 성체와 축성된 성혈을 한참동안 높이 들고 신자들이 모두 흠숭할 수 있도록 합니다. 때문에 소규모의 단체미사나 모두가 능동적으로 참례하는 미사는 구태여 종을 칠 필요가 없습니다. 마음으로 미사의식에 참례하고 함께 거양 성체의 장면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일년에 한번 전례상 종을 치지 않는 날이 있습니다. 부활축일을 맞이하기 전인 성삼일 예절에서 드러나는데 성목요일의 주님만찬 미사의 대영광송에서 종을 친 다음에는 부활성야의 대영광송 전까지는 종을 치지 않고 나무막대기로 성변화와 성체 거양을 알립니다. 이는 우리의 찬미와 찬양의 대상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에 우리도 엄숙하게 동참한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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