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삼천년기를 겨냥하고 있는 한국교회의 선교전략은 어떻게 마련돼야 할 것인가.
2천년대를 불과 1년여 앞둔 시점에서 한국교회는 교황 요한바오로 2세의 표현처럼 「새 목적과, 새 방법, 그리고 새 표현들」에 의한 「새 복음화」 의 길을 모색하는데 노력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같은 상황안에서 새로운 천년기의 선교전략 역시 질적으로 새롭게 전개될 2천년대에 맞는 방안들을 찾아야 할 것이라는 의견이 팽배하다.
이제까지와는 다른 접근 방법과 표현, 목표를 설정하여 체계적이고 계획적인 선교정책을 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불과 수년전까지 예상치 못했던 변화가 범세계적 차원에서 광범하고도 급격하게 범세계적 차원에서 광범하고도 급격하게 연이어 발생하고 사고와 행동양식들이 급변하는 상황을 고려할 때 그에 대한 선교 방안 역시 효과적이고 적절하게 마련되지 않으면 2천년대의 새로운 복음화 비전은 어둡다는 입장이다.
한 사목자는 『과거에는 앉아서 찾아오는 사람들을 받아들여 세례를 줄 수 있었으나, 이제는 사회의 여러 상황상 급속도로 선교에 불리하게 돼가고 있다』면서 『이제 주먹구구식의 선교활동 시대는 이미 지났다』고 강조했다. 『보다 체계적이고 계획적인 선교 정책 없이는 교회의 선교사명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는 말과 함께.
교회내 전문가들은 효과적이고 구체적 선교정책 마련을 위해서는 한국교회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대표와 여러 학문 및 생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범교회적 연구위원회 혹은 전문 선교연구소 설치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간 1970년대 이래 높은 경제 성장력을 이룩한 사회안에서 한국교회는 이례적으로 경이적인 외적성장을 지속할 수 있었다. 3백50만명의 신자들을 포용하면서 아시아 교회안에서 필리핀 다음으로 주도적이고 안정적인 여건을 확보한 교회로 세계 교회의 눈길을 모아왔다.
그러나 90년대들어 5.6%선을 보이던 연평균 신자증가율이 93년에는 5%미만으로 낮아졌으며 영세자 절대다수를 볼 때 83년 이래 최저치를 드러내는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냉담자와 행방불명자의 절대수는 80년대 평균치의 2배 가까운 증가를 보이고 있고 90년대 냉담자와 행방불명자의 연간 증가율은 평균 1.7%, 누적률은 24.2%로서 40여만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70~80년대 주된 입교자 계층들인 지성인과 젊은 학생, 그리고 근로자 계층이 교회에 대해 가장 냉담한 층으로 급변한 사실은 향후 한국교회 진로에 대한 우려를 낳게 한다고 걱정하고 있다. 이것은 한국교회가 획기적 전환기의 시대 징표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그간의 외적성장에 자족하고 안주하는 자세를 탈피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관심있는 이들은 「이러한 구태의연한 자세를 가지고는 질적으로 새로운 2천년대 도전을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는 말로 선교전략에 대한 진지한 연구과정 필요성을 덧붙이고 있다.
S교구의 한 관계자는 『최근 발표된 교회 내 한 연구조사 결과를 볼 때 다행히 일반 사회인들의 교회에 대한 호감 인지도 중에서 가톨릭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기름진 밭을 일구어 놓고서 파종하는 기술을 과학적으로 개발해야지 씨뿌리는 기술이 부족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선교 전문 연구소의 필요성은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첫번째는 선교 프로그램의 개발과 기존 프로그램의 연구 분석이다. 이는 각 본당 기관 등에서 나름대로 펼쳐지고 있는 선교활동을 종합하고 사례 및 결과를 연구, 그에 따른 수정 보완작업을 하는 기능이다.
또한 이같은 작업을 통해 새로운 모델을 개발 각 교구 혹은 지역 특성에 맞는 여러가지 모델들을 만들어 나갈 토대가 될 수 있다.
두 번째는 한국적 선교형태 구축이다. 한국교회가 질적 성숙을 도모키 위해서는 한국의 정서와 문화 실정에 적합한 선교모델을 정립할 수 있다는 측면이다.
세번째는 전문가 양성. 선교이론가 혹은 선교이론에 입각 현장에서 활동할 전문가들을 양성하는 교육센터 기능으로서도 필요하다. 외국교회의 경우 이러한 전문가 양성은 선교연구소 활동의 큰몫이 되고 있다. 국내적 사목을 겨냥하는데 머물 것이 아니라, 거시적 안목으로 아시아 또는 인류 복음화를 한국교회 본연의 목표로 설정한다면 이러한 전문가 양성은 결코 무시될 수 없는 부분이다.
네 번째는 한국 신자들에게 맞는 교리교재 연구 및 교리교수법 계발이다. 그리스도교 문화속에 있는 외국교회 신자들과는 달리 많은 이들이 성인이 된 후 교회를 찾는 상황에서 한국인의 정서 문화와 연계된 예비자 교리교재 및 교리교수법 계발이 있어야 한다는 면이다.
다섯 번째는 선교 사목관련 기관들을 연계, 조정하는 기능이다. 각 기관 단체들에서 행해지는 선교관련 프로젝트들을 연계하고 필요에 따라 지원과 조정을 해줄 수 있는 선교 본부로서의 역할이다.
2천년 대희년을 목적에 두고 있으면서 IMF로 인한 경제위기속에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한국교회. 교회내 전문가들은 경제위기가 여러 어려움들을 낳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선교에 더 많은 열정과 연구를 쏟아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사목자는 「한국교회는 이미 초기교회 때부터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선교의 열정을 보이고 그 열정을 꽃피웠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면서 「그 같은 경험을 되살려 현재의 경제적 어려움과 다변화되고 있는 새 시대의 흐름을 선교적 활성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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