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저는 1992년 11월부터 지금 살고 있는 작은 빌라를 전세로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1993년 8월에 남편이 조카의 채무(900만원) 보증을 서주었고 채권자가 제가 살고 있는 집주인을 제3의 채무자로 전세보증금에 가압류를 해놓았더군요. 그 사실을 몇 개월이 지난 후에 알게 되었는데 남편이 지병이 있어 해결하지 못하고 1997년 10월 사망했습니다.

그간에 집주인과는 3월을 기준으로 재계약을 했는데 올해 3월 계약기간이 만료돼 집을 옮기려 했더니 집주인이 법적인 모든 관계를 정리하지 않으면 전세금을 반환해 줄 수 없다고 합니다.

압류했던 채권자는 그 이후로 아무 소식도 없습니다. 집주인에게도 피해가 가지 않고 저도 무사히 전세금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아울러 제 가족은 남편 사망 후에 여러 가지 문제로 유산상속 포기권을 법원으로부터 허락받았습니다.

재산상속 포기 경우 반환 받기 어려워

(답)

사람이 사망한 경우 재산상속이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부동산이나 현금 등 이른바 재산만이 아니라 채무도 상속을 받게 됩니다. 그런데 재산상속은 의무가 아니므로 이를 포기할 수도 있고 적극적인 재산의 한도 내에서만 부채도 상속 받겠다는 한정승인을 할 수도 있습니다.

자매님의 경우 남편 이름으로 임대, 차계약을 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남편의 사망 후 법원으로부터 상속포기 허가를 받았다고 하므로 위 임대차보증금에 대한 상속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한정승인을 하였다면 모르지만 상속포기를 하였다면 위 임대보증금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 없습니다.

참고로 임대보증금에 대하여 채권자가 가압류를 해놓고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을 경우 해결방법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가압류채권자에게 정말 권리가 있다면 빨리 소송을 제기하라고 법원에 명령해달라고 신청하는 제도가 있습니다. 일정한 기간 중 소송을 제기하도록 명령하고 만일 제기하지 않고 방치하면 다시 법원에 신청하여 가압류를 취소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방법으로는 가압류 자체에 대하여 이의신청을 하여 취소를 구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두 가지 방법 모두 대부분 채권자가 소송을 제기하여 채권자가 패소할 경우 가압류가 취소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따라서 전혀 채권이 없음에도 장기간 가압류를 해 놓음으로써 피해를 입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를 대비하여 가압류 결정을 할 때 가압류 채권자에게 보증금을 내거나 보증보험에 가입하도록 하고 손해가 있으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렇게 가압류에 의하여 손해를 입었다고 하여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경우도 극히 드뭅니다. 더구나 그 손해가 보증금 등의 한도를 넘었다고 하여 가압류채권자에게 그 이상의 손해배상을 하도록 한 경우는 없는 것 같습니다. 이는 가압류나 가처분 등이 장래 채권자가 승소판결을 받을 경우 강제집행을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채무자 몰래 한다는 원래의 취지에 따라 어쩔 수 없는 현상으로 보입니다..그러나 누구인가를 괴롭히기 위하여 허위채권으로 가압류를 할 경우 적극적으로 손해배상 책임을 물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천주교 인권위 이덕우 변호사>

※ 상담=가톨릭신문사 Fax(02)754-4552, 천주교 인권위원회 Fax(02)775-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