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한 하루를 보내고 잠자리에 누울 때마다 저절로 나오는 말이 있다.『아! 역시 자 는 게 제일 좋아. 이렇게 쉬는 시간을 마련해 주신 하느님, 감사합니다』
성서에서는 자는 것보다 깨어 있는 것을 더 선호하는 것 같기는 하다. 예수님께서도 게쎄마니에서 기도하실 때 세제자에게『너희는 나와 함께 단 한 시간도 깨어 있을 수 없단 말이냐?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깨어 기도하라』(마태26, 41) 하셨으니 말이다. 그러나 자는 것을 쉬는 것으로 바꾸어 생각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하느님께서도 엿 새의 천지창조를 마치시고 이렛날에는 모든 일에서 손을 떼고 쉬셨으며, 더욱이 이 날을 거룩한 날로 정하시어 복을 주셨기 때문이다(창세 2, 2~3참조). 쉼은 복이다.
그런데 현재의 IMF 관리체제에서 양산되고 있는 수백만의 실직자에게도 쉼이 복일수 있을까? 이 답을 찾기 위하여 레위기 25장에 나오는「희년」에 대하여 조금 살 펴 보자.
희년은 안식년이 일곱 번 지나고 오는 해의 일곱째 달십일째 되는 날인 대속죄일 에 뿔나팔을 부는 것으로 시작된다. 땅을 쉬게 하고 종마저 해방시켜 주는 희년이 대 속죄일에 시작되듯이, 쉼은 뉘우침에서 출발한다. 뉘우침의 끝에는 하느님과 이루는 화해의 열매가 있다. 곧 참된 쉼은 하느님 안에서 완성된다.
하룻밤 푹 자고 나면 또 기운이 나듯이, 힘겨운 이 시기를 하느님 안에서 쉬고 나면, 그분 곁을 떠나지만 않는다면, 지쳐 자고 있는 세 제자를 깨우시던 예수님의 음성을 반드시 듣게 될 것이다.『때가 왔다.… 일어나 가자』(마태26,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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