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도유(병자)성사
성령으로 충만하신 주님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지상생애 중 사람들을 끊임없이 가르치시고 병자들을 치유하셨다(마태 4,24). 그리고 주님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이 하시는 일에 제자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허락하셨고(마태 10,1-8참조) 당신 자신의 일을 다 이루신 다음(요한 19, 30) 부활하신 분으로서 현존하시게 되었을 때에는 당신이 하시던 일이 제자들에 의해서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약속을 해주셨을 뿐 아니라(마르16, 14-18참조) 적극적으로 『하라』고 명하시기까지 했다(마태 28, 19-20).
그래서 제자 공동체는 주님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전해 받은 대로 (1고린 11, 23) 믿는 이들의 무리가 도유(병자)성사를 통해서 은총과 구원에 대한 체험을 더욱 진지하게 하는 가운데 좀 더 성숙한 그리스도인들로 성장할 수 있게 하는 기회들을 종종 마련하곤 했었다(사도 3, 1-3: 8, 7: 9, 32-34: 14, 8-10: 28, 8-9).
이렇게 제자들에 의해서 수행되던 도유(병자)성사는 그 후 제자들의 권한을 이어받은 교회 공동체의 원로들에 의해서 계승되었는데(2데살 2, 15: 1고린 15, 3: 필립 4, 9참조) 그 방식도 지상 생애 중의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파견을 받은 제자들이 행했던 것처럼 말씀을 통한 가르침(과 기도) 그리고 기름바르는 행위(마르 6, 12-13)로 구성되어 있는 그러한 방식이었다(야고 5, 14~16참조). 바로 이 도유(병자)성사가 지금까지도 교회 공동체 안에서 그리스도인들의 영성을 좀더 깊게 체험하고 더욱 성숙한 그리스도인들로 생활해 갈 수 있게 해주는 성사로서 전통적으로 시행되어 오고 있는 것이다. 교회의 전통적인 가르침 한가지를 소개하면 이렇다.
실제는 성령의 은총인데 도유가 아직 속죄할 죄나 잠벌을 없애고 하느님의 자비에 크게 신뢰케 하여 그 병자의 영혼을 위로하고 강건하게 한다. 이런 도움을 받은 병자는 자기 질병의 불편과 시련을 보다 쉽게 참아 견디고 또 그 발꿈치를 물려는 악마의 유혹(창세 3, 15)을 격퇴한다(덴징어 1696).
그리고 이 사실을 도유(병자)성사를 시행할 때 바치는 다음과 같은 기도 안에서 확인할 수 있다.
주님께서는 당신의 자비로우신 사랑과 기름바르는 이 거룩한 예식으로 성령의 은총을 베푸시어 이 병자를 도와주소서. 또한 이 병자를 죄에서 해방시키시고 구원해주시며 자비로이 그 병고도 가볍게 해주소서.
가톨릭교회 교리서도 안수, 성령청원기도(epiclesis)와 함께 기름바르는 행위를 도유(병자)성사의 주요 요소 (1519조)라고 확인하면서 그리스도인들의 병자성사를 통한 더욱 깊은 영성체험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한다.
성령께서는 어떤 이들에게 특별한 치유의 은사를 주시어, 부활하신 주님의 은총이 지닌 힘을 나타내신다 (교리서 1508조).
병자성사의 근본적인 은총은 중병이나 노쇠 상태 특유의 어려움을 이기기 위한 위로와 평화와 용기의 은총이다. 이 은총은 하느님께 대한 신뢰와 믿음을 새롭게 하고, 마귀와 좌절과 죽음에 대해 번민하는 유혹에 흔들리지 않게 해주시는 성령의 은총이다(히브 2, 15참조). 성령의 힘을 통해 주시는 주님의 이러한 도우심은 병자들의 영혼을 치유하기 위한 것이지만, 하느님께서 원하신다면, 육체도 치유한다. 그 뿐 아니라 그가 죄를 지었다면 용서받을 것이다 (교리서 1520조).
본지 사정으로 그동안 중단했던 이순성 신부(광주 가톨릭대학교 교수)가 집필하던 「지상신학강좌-성사각론」을 이번 주부터 연재합니다. 애독자 여러분의 변함없는 사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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