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더 데레사 서거 1주기 맞아 - 책으로 읽는 ‘데레사 수녀’
「이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바오로딸)
「따뜻한 손길」(샘터) 「전기 마더 데레사」(두레)
「사랑은 철따라 열매를 맺나니」(민음사) 등 다양
깊은 사랑ㆍ희생의 삶“한눈에”
주제별로 어록 엮어 봉사경험ㆍ단상ㆍ좋아하던 기도문 수록
매일의 기도ㆍ묵상 위한 길잡이
캘커타에서 시작돼 전세계로 퍼져나간 깊은 사랑, 마더 데레사 수녀가 타계한지 9월 5일이면 딱 1년이다. 하지만 그가 남긴 사랑의 메시지는 여전히 생생하게 살아있다.
가난한 이들에 대한 그분의 사랑과 희생의 삶을 책으로 읽어본다.
마더 데레사가 우리에게 친숙한 정도에 비추어볼 대 생각보다는 관련 서적의 수가 많지 않다. 자신의 저서를 남기는데 관심이 없었고 언론 매체와의 접촉도 자신이 돌보는 사람들에게 유익할 때에만 극히 제한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인 듯하다.
가장 최근 나온 책은 「이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지은정 옮김/바오로딸)로 데레사 수녀의 말씀을 주제 별로 모아 놓았다. 기도, 거룩해짐, 일과 봉사, 예수님, 가난과 가난한 사람들, 사랑의 선교사 등에 대한 그분의 말씀을 실었는데 특히 영어원문과 번역문을 함께 실은 것이 눈에 띈다.
데레사 수녀가 직접 쓴 짧은 에세이와 기도문들이 담긴 「따뜻한 손길」(샘터)은 봉사활동의 경험, 단상들, 평소 좋아하던 기도문들을 묶은 것이다. 특히 이 책은 데레사 수녀를 직접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눈바 있는 이해인 수녀가 직접 번역해 시처럼 아름다운 언어로 데레사 수녀의 말씀을 만날 수 있다.
어록으로는 또 「사랑은 철따라 열매를 맺나니」(민음사)와 「우리는 사랑을 깨달았습니다」(박재만 옮김/성바오로), 「우리가 선포해야 할 말씀이신 예수」(안젤로 데바난다 지음/가톨릭)등이 있다.
「사랑은…」은 데레사 수녀가 대림절, 성탄절, 사순절, 부활절 등 전례 시기에 따라 하느님과 가난한 사람들 앞에서, 자기 자신에게 한 기도들을 모았다. 묵상의 주제는 믿음, 겸손, 가정, 회개, 용서, 고통과 구원, 기쁨 등 그분의 삶 전체를 일관했던 아름다운 가치들을 포괄하고 있다.
「우리는 사랑을…」은 그가 수녀나 자원봉사자들에게 한 말이나 강연, 편지와 대담 내용을 담았고 「우리가 선포해야 할…」은 매일의 기도와 묵상을 위한 길잡이 역할을 한다.
데레사 수녀가 세상을 떠나기 한 달전에 나온 어록 「말씀」(디자인 하우스)은 출간 이후 하루 1백여 부 정도가 팔렸으나 서거 이후 단숨에 10배 이상이 팔려나갔다. 이 책은 스페인의 언론인인 호세 루이스 곤잘레스 발라도가 데레사 수녀의 헌신적 봉사를 지켜보면서 그의 말씀들을 모은 것이다.
마더 데레사의 삶을 좀 더 찬찬히 살펴볼 수 있는 전기 형식의 책으로는 「사랑의 등불 마더 데레사」(루신다 바디 지음/황애경 옮김/고려원)가 있다. 데레사 수녀의 종교적 삶과 기도, 사랑과 봉사, 평화에 대한 신념을 담은 에세이집으로 마더 데레사의 삶과 활동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던 종교작가인 루신다 바디가 지난 94년 직접 인도에 들어가 그를 만나고 여러 공동체를 방문해서 보고 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엮었다.
이 책은 마더 데레사 지신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사랑의 선교회」가 벌이는 여러 가지 활동, 수많은 수사와 수녀, 봉사자들이 자원봉사를 하면서 겪었던 고통과 보람 등의 주변 이야기들이 풍부하게 실려 있다.
부록으로는 데레사의 출생부터 사랑의 선교회 창설 등 주요한 사건들을 정리했고 사랑의 선교회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무슨 활동을 하는지를 설명해 이해를 돕고 있다.
「인도의 마더 데레사」(함세웅 옮김/바오로딸) 역시 그분의 생애와 수많은 일화들을 사랑의 선교회 수녀들, 세계 각지에서 온 자원 봉사자들, 그리고 그를 만난 사람들과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재구성했다.
「전기 마더 데레사」(두레)는 「그 사랑의 생애와 영혼의 메시지」라는 부제를 달고 전 생애를 서술하고 있다.
마더 데레사를 직접적으로 다룬 책은 아니지만 사랑의 선교회에서의 자원 봉사 경험을 통해 그 아름다운 봉사의 기쁨을 엿볼 수 있게 해주는 책으로 「제 친구들하고 인사하실래요?」가 흥미롭다. 지난 90년부터 올해 겨울까지 4차례에 걸쳐 딱 1년 동안 캘커타 사랑의 선교회 본부에서 봉사하고 돌아온 조병준씨가 펴냈다. 틈만 나면 또 다시 인도로 향할 생각인 그는 그곳에서의 생활이 『내가 행복하기 때문』이고 『내가 조금이라도 도와주면 그들도 행복할 것』이라고 말한다.
한편 책 외에 영상으로 생전 모습을 볼 수 있는 자료로는 95년 여름 캘커타에서 녹화된 50분 짜리 짤막한 비디오 「가난한 이들의 어머니 데레사 수녀의 유언」이 있다. 벨기에 태생의 바우어 감독이 제작한 이 비디오는 성베네딕도 시청각 종교교육연구회에서 지난해 초에 소개했다.
박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