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라는 한 마디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상념을 머리에 떠올릴수 있는지.
구자룡 (시몬ㆍ53) 시인이 펴낸 연작시 모음집「어머니 얼마나 좋으신지」(성요셉출판사)는 모든 이의 영원한 고향인 어머니에 대한 우리 모두의 이미지를 그리고 있다.
여지껏 나룻배를 못타신 어머니, 미역국에 김 한 조각 먹지 못했어도 가장 가까운 곳에서 느낄 수 있는 어머니 침묵이 시간보다 더 긴 시간을 기다려도 오직 웃고만 계시는 어머니, 눈보라에 옷고름 흩트러져도 머리에 인 수수팔떡 식을까 걱정하시는 어머니는 시인만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어머니이다.
이번 시집은 특히 장애인들을 위해 점자로도 출간됐다. 사재를 털어 문을 연 부천점자도서관에서 펴낸 점자 하나 하나마다 어려운 이웃에 대한 따뜻한 사랑이 함께 담겨 있다.
21번째 시집「어머니…」에는 17번째 시집 「그리움 깊은 강」에 실렸던 연작시 40편과 그후에 쓴 30편이 함께 담겨 있다.
『깊은 잠에서 깨어난 조국이/만세를 부르던 날/마른 걸레쪽 같은 핏덩이를 안고/ 만주에서/ 고향까지 걸어오셨다구요/오다 오다 지쳐/ 지쳐 지쳐 오다/ 피성이를 버리고 싶기까지 하셨다죠』
핏덩이를 버리고 싶기까지 하신 어머니, 하지만 결코 그럴 수 없는 어머니의 사랑.
이제는 「강물 속에 당신이 계실까」눈을 감아보지만 「수심만 깊게 강 밑으로」흐를 뿐이다. 「호반마다 당신 얼굴이 담겨져」있지만 『눈은 눈이되 당신이 보이질 않기에 답답하기 그지 없다』「당신을 찾다 방랑자가」된 저자는 「게눈이라도 좋으니 당신만 보듬어 안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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