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을 향한 나이에도 동안의 미소년 같은 정호승(프란치스코ㆍ48)씨와 해직교사로서보다 오히려 먼저 간 아내를 그리는 시집으로 더 친숙한 도종환씨가 각각 시집을 펴냈다.
첫 시집「슬픔이 기쁨에게」를 펴낸지 올해 20년 되는 정씨가 펴낸 시집은「외로우니까 사람이다」(열림원). 누구나 외로움을 타고 결국 사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것이다.
『울지 마라/외로우니까 사람이다/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갈대숲에서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수선화에게 중에서)
외로움의 원인은 사랑이다. 정씨는「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등 그의 다른 대부분의 시집들에서 그러했듯이 사랑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을 이번 시집에서도 보여준다.
「접시꽃 당신」으로 유명한 도종환 시인은 시집「부드러운 직선」(창작과 비평)에서 해직 10년, 고난과 고초 속에 지내 온 세월 속에서 여전히 곧게 버티고자 하는 자기 다짐의 각오를 보여준다.
『저 유려한 곡선의 집 한 채가/곧게 다듬은 나무들로 이뤄어진 것을 본다/휘어지지 않는 정신들이/있어야 할 곳마다 자리잡아/지붕을 받치고 있는 걸 본다』(부드러운 직선 중에서)
부드럽고 유려한 곡선의 지붕을 받치고 있는 것은 쭉 뻗은 직선의 기둥이다.
세련되고 유연한 곡선은 직선의 수고로움이 있어야 한다는 발상은 자신의 지난 고집을 확인하고 앞으로도 여전히 곧게 살아갈 것임을 다짐하는 데서 나온 듯하다.
접시꽃 당신」의 서정에 앞서 그는 갈수밖에 없었던 고난의 길을 헤쳐나온 고집스런 해직교사이고 운동가이다. 고뇌어린 지난 날들을 성찰하고 그 고집과 결의를 결연하고「곧게」지켜나갈 것이라는 그의 다짐이 많은 울림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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