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내 주인이신 하느님께서 나를 어릿광대로 가르쳐 키워오신 과정을 적은 것입니다ㆍ』
자신을 하느님의 「어릿광대」로 자처하는 제주교구 김창렬 주교가 하느님과의 「극히 사적인 이야기들」을 묶어 「그의 소리 나의 소리」(가톨릭출판사)로 펴냈다.
자신의 마음에 간직한 하느님의 말씀과 그분께 말을 거는 자신의 목소리를 한데 적은 이 글들은 81년부터 지난해까지 20년에 가까운 꾸준하고 항구한 기도라고 할 수 있다.
『네 일상 생활에 나는 은총과 축북을 가득히 채워주고 있다ㆍ』
『아들아! 나는 너와 함께 있다. 그러니 안심하여라. 네가 겸손하기만 하면 나는 언제나 너를 돕겠다ㆍ』
『너의 믿음이 좀 나아졌다. 이제 나는 네게 힘을 보태주어 나의 좀 더 좋은 도구로 쓰겠다』
하느님께서 건네는 위로와 격려의 말씀은 곧 스스로에 대한 엄격한 반성과 성찰에 뒤따른 것이리라. 신앙과 생활 속에서 느끼는 하느님의 은총에 대한 감사가 글 구석구석에 배어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여전히 묻어 있는 세속의 때와 죄로 향하는 악습에 대해 따끔한 일침을 준다.
『영혼을 맑고 깨끗하고 만들기 위해서 노폐물을 씻어 내어라. 아직도 육정이 빚어내는 것들이 영혼의 만남을 방해하고 있다ㆍ』
『너는 완고하고 굳은 작은 돌덩이다. 그리고 지저분한 쓰레기들이 네게 묻어 있다ㆍ』
일기처럼 매일매일 적어 간 이 기록들은 저자의 내밀한 영혼의 상태에 대한 기록으로 하느님과 맺고 있는 친밀하고 확고한 관계를 감동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이 글들을 읽는 독자들은 자신의 영혼 상태는 어떠한지, 그리고 자신이 매일의 신앙 생활을 얼마나 열심한 마음으로 하고 있는지 깊이 성찰하는 계기가 되는 동시에 그 영적 여정을 가는 안내자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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