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조직을 운영하기 위한 「전략-구조-시스템」이라고 하는 전통적인 경영원리의 이론은 명확한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조직 구조를 갖추어, 구성원들을 통해 필요한 여러 가지 시스템을 운영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보아 1980년대 중반 이후 기업 조직을 둘러싼 여러 가지 환경변화로 인해서 그와 같은 경영원리는 과거와 같은 굳건한 성장을 보장해주지 못한다. 오히려 소비자 욕구의 다양화, 세계화에 따른 경쟁심화는 과거의 경영원리, 즉 재무적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한 성장 제일주의 전략, 규모의 경제를 구현하기 위한 조직구조, 구성원들을 획일적으로 통제하기 위한 여러 가지 통제 시스템 등은 오히려 기업의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은 기업조직 뿐만 아니라 거시적 차원에서 사회구조와 국가 체제안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그런데 기업조직에서와 마찬가지로 사회 상황 속에서 혹은 국가 운영과 관련하여 이러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일반적인 접근 방식은 그 대부분이 「구조」를 통해서였다. 예컨대 불법 고액 과외공부를 근절하기 위해서 각 교육청에 단속 전담반을 상설 운영한다고 해서 척결되지 않는다. 관련 부처 장관들을 교체한다고 해서 한강다리가 무너지고 건물이 붕괴되는 일이 앞으론 없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즉 국가나 사회를 경영하기 위한 원리 가운데 하나인 「구조」에만 초점을 맞춘 노력으로는 그 효과가 매우 제한적일 것이다. 전략-구조-시스템이라고 하는 세가지 요소가 모두 변화되어야 하는 것이다. (기업 조직과는 달리 사회구조나 국가 체제상의 경영원리는 그 명칭을 달리할 수 있을 것이다. 세가지 요소를 「사명-구성-기능」으로 생각해보면 어떨까ㆍ)
이러한 관점에서 변희선신부님의 글은 우리에게 문제 해결을 위한 접근 방법을 제시해주고 있다. 즉 기업, 교육부 공무원, 건설교통부 장관의 존재이유(사명)부터 깨닫는 것이 문제 해결을 위한 첫 걸음이라는 것이다.
「당뇨병에 걸린 한국 경제」,「타이타닉」과 같은 글에서는 오늘날 우리 경제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단지 구조조정에만 국한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지적해주고 있다. 단순히 교육환경의 개선을 위한 투자를 통해서, 컴퓨터 교육의 강화를 통해서 우리 아이들의 창의성이 계발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이스라엘 민족이 가나안 땅에 이르기 위해 40년이 걸렸던 것처럼, 오랜 시간을 두고 모든 것이 다 이루어졌을 때에만 가능한 것이다.
「사랑은 오래 참습니다」에서 저자는 출애굽기에서처럼 기성세대의 책임과 거름의 역할을 은유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가정, 학교, 기업, 사회, 국가, 교회가 원래의 사명과 목표를 분명히 인식하고, 스스로가 변화해야만 우리 앞에 놓여있는 참으로 「여러 가지」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사제로서, 대학교수로서 따뜻한 애정을 갖고 하느님의 메시지, 마음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출판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