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그리스도교와 힌두교, 불교」라는 비교 종교 연구서가 가톨릭출판사에서 나왔다. 저자는 전 가톨릭신학대학교수이며 서울대학교 종교학과 교수였던 박양운 교수이며, 그의 오랫동안의 연구 결과로 이 저서를 펴내게 되었다.
그 동안 한국 종교학계에서 여러가지 연구서적들이 나왔지만 특히 비교 종교학의 연구서로서 이번 저서와 같은 연구서는 처음이라는 점에서 지극히 다행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본래 종교학이 표방하는 것은 일정한 종교나 신앙과는 관계없이 모든 종교현상을 순수한 과학적 방법으로 탐구하고 체계화하는 학문으로 자처하고 있지만 탐구자의 자세, 선입견, 지적 한계성 때문에 아무리 순수학문으로 남고자 해도 그 순수성(편견의 극복)을 유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럴 바에는 편견의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서 연구자 자신의 사상적 위치를 분명히 밝혀두는 것이 솔직하고 현명하다고 할 수 있다.
1980년대부터 가톨릭계 대학중 하나인 서강대학교 종교신학연구소에서 발행해오고 있는 연구 논문중에 「그리스도교」라는 용어가 잘못 사용되고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누구든지 가톨릭계 대학에서 말하는 「그리스도교」라면 가톨릭적 그리스도론에 입각한 그리스도교로 당연히 알아들으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혹 개신교적 그리스도론에 입각한 그리스도교를 표방할 때 가톨릭과 개신교의 그리스도론적 차이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개신교에서 말하는 그리스도교의 내용에 가톨릭도 내포되는 줄로 착각하게 할 수 있다.
이런 것을 알면서 만일 의도적으로 그와 같이 표현했다면 이는 지적 기만이요, 그렇지 않고 의도적인 것이 아니었다면 무지(無知)의 소치라고 할 수 있다.
대표적 예로서 길희성 교수의 「예수와 보살론」이라든지. 불교의 공사상(空思想)과 그리스도교적 신관(神觀)의 접근법은 가톨릭적 그리스도론으로서는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주장이라고 보고 있다.
이번 박양운 교수의 저서는 가톨릭적 신관을 분명히 하고 19세기 진화론적 종교학을 비판분석하고(1편), 힌두교와 불교의 신관문제를 분석하고(2~3편), 마지막으로 가톨릭적 신관을 중심으로 힌두교와 불교를 비교연구(4편)한 것은 학문적으로 주체성과 자세가 명확하였다고 평가하고 싶다.
가톨릭의 신관을 이해 못하고 있는 독자들과 기성 가톨릭신자들에게 이 저서의 탐독을 권장하고 싶다.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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