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복 받은 어린 시절이었습니다. 철부지 어린 시절에 배우기 시작한 하느님은 내가 일생 동안 내 뜻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찾으며 살도록 나를 격려하고 재촉한 힘이었지요ㆍ』
하느님을 만나는 길은 여러 갈래이다. 혹자는 이성과 지식으로 하느님을 발견하려 애쓰기도 하고 다른 이는 경탄스런 신적 체험을 통해서 하느님을 맞닥뜨리기도 한다.
윤성노(니콜라오ㆍ59ㆍ영풍문고 대표이사)씨는 그 하느님을 어머니 무릎에서 만난 듯하다. 「어머니 무릎에서 만난 하느님」은 어머니의, 엄하지만 따뜻하고 뿌리깊은 신앙에 「물들여진」 어릴 적 삶을 돌이켜 보면서 복음적 삶을 길들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러준다.
그가 굳이 자신의 어릴 때 신앙생활을 추억처럼 글로 적은 것은 오늘 우리 교회에 작으나마 안타까움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한다. 권위주의, 형식주의, 너무나 커져버려 때로는 감당할 수 없는 대형 성당들, 그리고 너무도 배워야 할 것이 많아 제대로 된 신앙교육이 불가능한 신자 가정들…
이 책은 자신의 모태신앙과 그 신앙의 성장 과정을 적은 「어릴 적 성당 이야기」와 오늘날 교회 현실을 바라보면서 비판적인 시각을 곁들여 적은 「신앙 에세이」의 두 부분으로 나뉜다.
저자는 혹여 이 글들이 자신이 하느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거나 하느님을 실제로 본 것처럼 읽혀지지 않을까 저어한다. 하지만 신부님 앞에서 뜻도 모르는 천주교 요리문답을 달달 외우고, 성당 앞마당에서 굴렁쇠를 굴리고, 어머니 발치에서는 어른들도 그 지루함을 견디기 쉽지 않은 성인호칭기도에 「우랄빌(우리를 위하여 빌으소서)」이라고 답하며 졸음에 연신 고개를 떨구던 경험은 평생동안 신앙의 버팀목이었기에 그 경험을 나누고자 하는 것이다.
숨을 쉬듯, 공기를 들여 마시듯 천주교의 분위기 속에 젖어 살던 어린 시절의 신앙 교육은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오늘날의 사회와 교회 현실이 그때와는 다르기에 나이 든 신자들의 어린 시절 종교적 경험을 똑같이 적용할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적어도 가정에서 부모가 피아노와 컴퓨터를 가르치려는 열정의 반만이라도 신앙교육에 힘쓴다면 그것은 뿌리를 심는 일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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