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네 물살 위에
떨어진 네 꽃잎이여
어둠이 너를 삼킬 때
나 고요히 웃고 있구나
인천의 소래포구와 시흥의 월곶을 잇는 다리가 하나 있다. 그 옛날 협궤 열차가 지나갔던 자리에 철판을 깔아 이은 다리다. 물론 지금은 옛날의 한가한 풍경은 다 사라지고 횟집과 사람들의 외침으로 북적거리는 곳이다. 그러하더라도 정겹다. 다리 위에서 바라본 갯벌 위에 박힌 조그만 배들과 고요한 물살, 상인들의 억척스러운 움직임 그 모든 것이 어우러져 또 하나의 풍경을 이루고 있다. 그러기에 그곳에 가면 시상이 절로 떠오르게 된다.
자연스런 풍경과 사람들의 북적임이 아이러니같이 공존하지만 그곳에 가면 살아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사실 우리는 얼마나 제한적인 만남의 세계에서 살고 있는가? 지구촌이니 하면서 공간의 축소가 이루어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제한된 시간과 공간의 세계에 살고 있다. 나 역시도 제한된 신자들과의 만남 속에 갇혀버릴 때가 많다. 그러기에 가끔 사람들의 삶의 현장을 관조하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삼게 된다.
대야에 들어 있는 물고기를 맨손으로 잡아 칼로 쳐내는 할머니의 손놀림에서, 손님을 끌려고 나와서 안내하는 젊은이에게서, 엄마의 손을 꼭 잡고 이것저것 구경하기 바쁜 꼬마의 눈망울에서 삶의 다양성을 발견하게 된다.
우린 자칫하면 성전 안에 하느님을 가두기 쉽다. 그러면 나 역시 그 안에 갇히게 마련이다. 내 삶만이 옳은 것인 양 착각하기 쉽다. 그러기에 삶의 현장 속에서 끊임없이 배워야 할 것이다.
언젠가 읽었던 장자의 한 구절이 생각난다.
『사람들은 그른 것을 보면 그것을 비판하기 좋아하지만 정작 자신이 옳다고 믿어온 것이 때로 그른 줄은 모른다』
말씀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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