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에어컨이 나오는 사무실에 앉아 조국의 민주화에 대해 논한 것이 일편 부끄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다만 마음만은 고국의 고통에 함께 하려고 노력했지요ㆍ』
재미 언론인 돌샘 신태민(71)씨가 25년간의 미국 생활 동안 쓴 글들을 모아 「서둘지 않고, 쉬지도 않고」(만남 간행)를 펴냈다. 이 책은 유신이 선포되던 때, 일본 유학 중에 떠난 미국 땅. 그 후 25년이 흐른 뒤 그간의 우여곡절을 담고 있다.
70년대와 80년대 그 어려운 시절에 고국을 떠나 있었다는 사실을 오래도록 죄스러워하는 그는 지금까지도 민주화를 위해 애썼던 이들에게 늘 빚진 마음으로 살고 있다고 고백한다.
그가 미국으로 떠난 것이 74년. 이미 중견 언론인으로 열정적인 필봉을 휘둘렀던 그는 한 학술 재단의 후원으로 일본 동경으로 유학을 떠났다.
그러던 중 유신의 어두운 그늘이 조국을 드리운 것을 보았고 때마침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교포들을 위한 제대로 된 신문을 만들자는 제의를 받게 되고 이를 받아들여 미국에서 「한국자유신문」을 발행했다.
신씨가 고국에서 책을 펴낸 것은 이번이 두 번째. 2년 전 생활성서사에서 「뜻밖에 찾아온 은총」을 제목으로 신앙을 묵상한 수상집을 펴낸 바 있다. 「뜻밖에…」가 신앙인으로서의 고백이라면 이번에 펴낸 책은 이민 25년, 이국땅에서의 온갖 고초와 어려움, 보람과 회한 등을 모두 담은 것으로 모두 400쪽에 달하는 묵직한 분량이다.
신씨는 6월10일 서울 명동 로얄호텔에서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한편 신씨는 1926년 황해도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동대 교육대학원, 동경대학교 대학원에서 공부했고 조선 식산은행(현 산업은행 전신) 근무 후 동양TV 등 언론인으로서 뿐만 아니라 중앙대, 연세대 등에서 교편을 잡기도 했다. 74년 미국으로 건너가 한국 자유신문을 펴내고 85년 이래 필라델피아에서 한글문화연구원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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