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관 시인 이동진씨가 시집 「지구는 눈물 한방울」(동산출판사)을 냈다.
이번 시집은 지난 95년 낸 시집 「오늘 내곁에 잠시 머무는 행복」에 이어 2년만에 낸 새 시집. 지금까지 17권의 시집을 내 다작(多作)시인으로 알려진 이씨는 94년초부터 최근까지 쓴 작품가운데 과거 시집에 수록되지 않은 것들을 추려서 실었다.
시집엔 외교관으로서, 이전엔 인간으로서 부대끼며 살아가는 일상들을 음미하며 담은 소박한 121편의 시가 담겨 있다. 그의 작품속엔 늘 삶의 「의미」를 찾고 자유를 추구하는 작가의 철학이 고스란히 깔려 있다. 그의 작품은 그래서 마치 주변 일상사를 접하는 듯 하면서도 때론 먼 나라의 이야기인듯 들리기도 한다.
일상속에 감춰진 아이러니, 역설들을 시인은 아주 쉽게, 그러나 예리하게 파악해내고 끄집는다. 이 가운데 인생의 마지막 종착역 그곳을 향한 끊임없는 갈구와 지향을 엿보게 한다.
『밥벌레로 태어나서 마를 지렁이로 땅에 묻힌다면 얼마나 서글픈 인생이겠습니까. 그렇다고 누구처럼 천하를 호령하고 사회개혁을 부르짖는 일만이 보람있는 일이라고 보고 싶지 않습니다…(중략) 비록 이름없고 가진 것도 넉넉지 않다 해도 올바를 길이 무엇인지 찾으려 하고 푸근한 인정을 베풀 줄 알고 역경과 번민 속에서도 마음의 안정을 유지할 줄 아는 평범한 백성들의 삶이 한층 값지고 보람있는 밑거름이라고 믿습니다』
이 말처럼 시인 이동진씨의 시집은 특히 고달픈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청량제와도 같은 시원함과 맑음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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