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개막식에 이어 23일 오전 6차 전체회의까지 발표된 내용들을 통해 볼 때 적지 않은 참석자들이 참으로 「아시아적」인 교회에 대한 열망을 강렬하게 나타내고 있다.
김수환 추기경이 공동의장대리로 주재한 1, 2차 전체회의는 주로 시노드 개막과 관련한 인사말과 준비과정 및 의제에 대한 설명 등으로 진행됐다.
본격적으로 각 지역교회 주교들의 발언이 시작된 3차 회의부터 각 교회 상황에 대한 보고와 함께 타 종교와의 대화, 토착화 등 다양한 문제들이 제기됐다.
마닐라 대교구장 하이메 신 추기경은 대중매체에 주목, 「대중매체를 통한 복음선포의 중요성」을 지적하는데 그치지 않고 『매체 종사자들의 삶 자체에 복음의 정신이 스며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제개요 응답서에서 시노드의 진행과정, 장소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비판적 견해를 피력한 바 있는 일본의 경우 3차 회의에서 세명의 주교가 발언했다. 요코하마의 후미오 하마오 주교는 『일본은 핵폭탄의 희생자인 동시에 전쟁을 일으킨 장본인』이라며 『일본 교회는 전쟁의 비인간성과 비복음성을 선포하는데 실패, 예언자적 소명을 수행하지 못했다』고 인정하고 평화와 공존을 위해 교회가 노력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나고야 준이치 노무라 주교는「아시아에 뿌리내린 영성」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도쿄의 세이이치시라야나기 대주교는 『정의ㆍ평화문제에 있어 타종교와의 대화가 필요하다』며 『신학적 대화, 종교체험의 나눔, 생활의 대화 등 직접 행동하는 대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베트남 나 트랑의 웅우옌 반 호아 주교는 다원종교 사회인 아시아에서의 몇가지 신학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웅우옌 주교는 존재론적인 관점에서 그리스도를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우주적이고 역사적인 관점에서 그리스도론을 다뤄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교회론에 있어서도 제2차 바티칸공의회 가르침과 관련해 외적 표징이 아니라 신비의 차원에서 교회론을 검토해야 하며 선교에서는 타종교와의 대화, 자선활동에서의 협력 등 새로운 복음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4차 회의에서 필리핀 롬블론 바스테스 주교는 수도자 양성에 있어 유럽 중심에서 아시아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5차 회의에서는 인도 주교 4명이 연이어 발언했다. 파트나의 베네득트 존 오스타 주교는 『아시아 교회는 사고방식, 기도, 신앙생활과 복음선포에 있어 아시아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전제하고『서구에서 형성된 과거의 범주에서 벗어나 자신의 정체성을 찾지 못한다면 아시아교회의 미래는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드 수자 주교와 마리아 칼리스투스 주교는 인도교회 현실에 대해 언급, 드 수자 주교는 『힌두교에서 그리스도교로 개종하는 이들은 법적 권리가 박탈되고 특히 이슬람교 출신의 그리스도인은 극심한 탄압을 받고 때로는 순교에 이르기까지 한다』고 설명했다.
칼리스투스 주교는 『전통적인 카스트 제도로 교회도 소외된 이들을 수용하지 못해왔다』며 『분노와 증오가 아니라 점진적인 사도적 공동체로의 변화 과정을 통해 가난한 이들을 구조적 억압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태국의 만삽 주교는 불교도들과의 협력 경험을 높이 평가하면서『불교도들은 가톨릭교회가 소수종교이면서도 개인과 사회 발전에 기여한 바에 대해 존경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인도네시아의 하디수마르타 주교는 다소 과격하기까지 한 어조로 교황청과 지역교회와의 관계에 대해 언급, 지역교회 주교회의가 필요에 따라 교회법을 번역, 수정, 개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교황청 기구들은 보편적인 의사 결정 기구가 아니라 지역교회에 정보를 제공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6차회의에서 필리핀 마닐라 부 주교 야룽 주교는 여성문제에 대해 지적, 『복음과 교회 역사 안에서 여성은 항상 복음화의 중요한 역할을 맡아왔다』며 『본당과 교구, 주교회의에 여성 사목 전담부서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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