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연장 중환자실의 고뇌
중환자실에서 임종하는 분을 보내며 보호자가 ‘말도 제대로 못해봤다’며 서러워하고 후회를 한다. 평상시 대화는 있었지만 정작 솔직함을 주고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산소 호흡기 장치는 목이나 입으로 넣기에 일단 쓰면 말을 할 수 없다. 그렇기에 갑자기 닥쳐 못 다한 말이 한이 되는 일 없도록 평소에 사랑과 당부, 염려, 용서의 말을 나눠야 한다. 우리는 언제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숨 쉬고 있음의 소중함을 잘 살아가자. 언제일지 모를 마지막 자락을 잘 받아들이기 위해 이 시간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한다.
성체조차 영하지 못하는 모습 안타까워
산소 호흡기를 낀 환우들은 숨을 쉬면서 먹는 것은 물론, 물 한 모금 마시는 것도 어려워 코에 줄을 끼우고 미음으로 먹는다. 그래서 아주 작은 조각의 성체조차도 영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생의 마지막 시간을 보내며 성체를 영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볼 때 가슴이 너무도 아프다. 자식을 앞세워 먼저 보내는 어미의 통곡과 처절함은 마치 옛 조상들의 한이 서린 구슬픈 창 소리에서 느껴지는 절규와도 같다. 임종자의 신앙은 존중 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간혹 임종자의 신앙과 상관없이 장례가 치러지는 경우도 있어 안타깝다. 병원은 선교지다. 그 절실함으로 기도의 도움을 각별히 필요로 하는 곳이고, 임종에 임박해서는 그 가족들의 신앙도 절실하게 된다.
숨 쉬는 소중함 감사
우리는 사는 데 참으로 조심을 다해야 한다. 그 자식이 사고로 인해 생명부지 조차 희미하게 연명하는 앞에서 어미의 가슴은 골이 패이고 미어진다.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거나 해치는 어리석음도 놓아야 한다. 숨 쉬는 소중함이 얼마나 달콤하고 감사한지를 체험해야 한다. 병실에서 머리에 안테나 같은 것을 꽂고 누워 잠도 못자는 어린 아이들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보라.
가족들과 이웃들, 사람들과 만나는 그 순간을 끝인 것처럼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 원목실에서 깨달은 지론이 되었다. 그래서 자주 만나지 못하는 가족이나 친척들과 어쩌다 함께 있을 때면 그들을 가슴 가득 내 마음에 품고 온다.
기도 중에서 미사가 가장 큰 기도이다. 힘든 시간이지만 하느님께 의탁하는 시간을 가지고 용서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
조마리아 수녀·아주대학교 병원 원목·아씨시 프란치스코 전교 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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