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모은 돈, 굶어 죽어가는 아이들을 위해 의미 있게 쓰고 싶었어요”
성치 않은 몸으로 폐지를 주우며 모은 돈 1억 원을 아프리카 아이들을 위해 쾌척한 이가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이현숙(68·안젤리카·대구 고아본당)·박만복(61·베드로) 부부.
성금 전달을 위해 6월 26일 대구대교구 교구청을 찾은 이들을 만났을 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씨의 거동이었다. 말을 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부축 없이는 걷기도 어려운 상태. 1960년 독일에서 간호사로 일하면서 병에 걸려 걷기도 말하기도 어려워졌지만, 5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원인을 알 수 없어 치료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씨는 “성치 않은 몸으로 살면서, 두루마리 휴지가 아까워서 신문지를 쓰고 폐지를 줍고 하면서 아끼다보니 이 돈을 모을 수 있었다”면서 “먹을 것이 없어서 굶는 아이들을 위해 쓰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씨 부부는 본지 2008년 1월 27일자에 실린 ‘아사모(아프리카 아이들을 사랑하는 모금)’ 활동을 펼치는 이정우 신부 기사를 우연히 접하고, 1000원이 없어 굶어죽는 아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기부를 결심하게 됐다고.
이씨 부부의 기부 소식을 접한 대구대교구 총대리 조환길 주교는 “어려운 살림에 아끼고 아껴서 평생 모은 돈 전액을 기부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 “두 분의 평생이 담긴 이 금액으로 많은 아이들이 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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