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31일. 안산대리구 가정성화대회 운영위원회에 한 통의 이메일이 도착했다.
메일을 보낸 박미애(모니카·반월통고의어머니본당)씨는 ‘아름다운 성가정 작품 공모를 보고 한참을 망설이다가 이제야 접수를 하게 됐다’며 돌아가신 아버지를 대신해 작품을 공모한 사연을 소개했다.
박씨가 제출한 시 ‘우리가족’은 2년 전 갑작스런 사고로 선종한 아버지 고(故) 박종현(베드로)씨가 선종 직전 남긴 작품. 박씨는 ‘알코올중독으로 평생을 가족과 행복하게 지내보지 못한 아버지였지만 성가정을 이루게 해 주십시오라는 어머니의 인내의 기도를 예수님께서 들어주셔서 돌아가시기 며칠 전 몇 십년간의 냉담을 풀고 가족과 함께 마지막 주일미사를 봉헌하셨다’며 ‘단 며칠뿐이었지만 우리 가족은 아름다운 성가정을 이룰 수 있었다’고 전했다.
고인의 작품은 안산대리구 아름다운 성가정 작품 공모에서 ‘축복상’ 수상작으로 선정됐으며, 박미애씨는 지난 6월 28일 열린 안산대리구 가정성화대회에서 아버지를 대신해 ‘축복상’을 받았다. 가족과 함께 덩실덩실 춤이라고 추고 싶다며 가족 사랑의 애틋함을 전한 고인의 작품을 통해 가족 사랑의 아름다움을 가슴으로 느껴본다.
우리 가족
고(故) 박종현 베드로
옮김 박미애 모니카
아침 창문을 열면 까악까악 반가운 손님 까치가 날아들고,
눈곱 낀 큰 눈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며 미소가 든든하게 집을 지키고,
뜰에는 새순이 돋은 담쟁이 넝쿨이 파릇파릇 가는 봄을 노래한다.
아침준비에 주방에선 부글부글 된장국 끓는 소리에
어느새 앞마당에는 안방마님 소방훈련이 한창이다.
쏴~쏴~
정말 멋들어진 하모니가 아닌가!
자는 모습이 사랑스런 모니카는
쉬임없이 무엇을 찾아 일개미처럼 움직이고
‘미인은 잠꾸러기’를 매일처럼 주장하는 루칠라는
제 할 일을 빈틈없이 다 해버리는 우등생이다.
모두 다 가장 예쁘고 사랑하는 나의 천사들이다.
늦은 저녁
성모님 상 앞에 촛불 밝히고 도란도란 앉아
기도하는 아이들과 아내의 모습에서 행복을 느낀다.
사랑하는 아내와 두 딸들과
손에 손을 잡고
덩실덩실 춤이라도 추고 싶다
가족의 화목을 위해
가족의 건강을 위해
오늘도 애쓰는 아내가 사랑스럽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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