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바오로가 보여준 그리스도께 대한 확신과 열정을 본받기 위해 달려 온 ‘은총의 희년’이 마침내 막을 내렸다. 교황은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로 마무리되는 ‘바오로 해’의 폐막식을 6월 28일 저녁기도로 거행하면서 “지난 1년 동안 이어진 ‘바오로 해’는 참으로 복된 은총의 시간이었다”며 “사도 바오로의 메시지는 온 세상과 모든 교회 공동체에 그리스도와 복음의 열정이 넘치게 해주었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날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순례자들과 기도를 바친 뒤 “믿음과 열정으로 가득했던 사도 바오로는 참으로 사제직의 모범을 보여준 성인이셨다”며 “오늘날의 사제들도 그리스도와 교회에 온전하게 속해 있어야 하며, 특히 교회를 위해 자기 자신을 희생하고 헌신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이에 앞서 이스라엘, 시리아, 몰타, 키프로스, 터키, 그리스, 레바논 등 전 세계 바오로 관련 성지로 교황 사절단을 파견해 ‘바오로 해’의 폐막이 각국 교회에서 동시에 이뤄지도록 했다.
◎…교황은 이날 저녁기도에 앞서 성 바오로 대성전의 주 제대 아래쪽으로 연결된 계단을 통해 내려가 순례자들이 사도 바오로의 석관을 볼 수 있도록 해놓은 작은 창문 앞에서 기도를 바쳤다. 교황은 시작 기도에서 “지난 1년 동안 거행한 ‘바오로 해’는 특별히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사도 바오로가 ‘우리들에게 말씀을 선포하라고 권고하신’ 모든 서간들을 익히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어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바오로 사도로부터 세상을 구원해 줄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복음 안에서 성숙한 신앙을 배우는 것”이라며 “최근 교회와 사목자들에게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자율적으로 믿고 싶은 것과 믿지 않을 것을 선택하는 태도는 결코 ‘성숙한 신앙’의 모습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나아가 “오늘날의 세상은 교회의 가르침에 반대되는 의견을 표명하는 것이 마치 ‘참된 용기’인 것처럼 잘못 비춰지고 있다”며 “그러나 오히려 ‘참된 용기’는 교회의 가르침에 따르는 용기, 그것이 사회의 일반적인 생각과 반대될 때에도 끝까지 교회를 따르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교황은 이날 저녁기도 강론을 통해 “사도 바오로의 무덤에 실제로 ‘민족들의 사도’인 성 바오로의 유해가 묻혀 있음이 과학적 연구 조사에 의해 확인됐다”고 천명했다.
교황은 “성 바오로 대성전 안에 보관되어 온 대리석 석관에 대한 정밀한 분석을 거쳤다”며 “이 같은 과학적 조사 결과는 이 유해들이 사도 바오로의 유해라는 일치되고 논란의 여지가 없는 전통적 견해를 뒷받침해준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이어 “대리석 석관에 작은 구멍을 뚫어 내부를 조사한 결과 자주색의 고급 아마포와 순금으로 장식된 흔적 등이 나타났다”며 “이밖에도 석관에서는 붉은색 향과 단백질 및 석회질 물질과 함께 작은 뼛조각들이 발견됐는데, 탄소동위원소 조사 결과 1~2세기경에 살았던 사람의 뼈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사도 바오로의 무덤은 수많은 순례자들의 참배 장소였지만 그동안 정확한 위치가 파악되지 않고 있었다. 1823년 화재로 유실된 성 바오로 대성전의 재건 당시 레오 대교황(440-461) 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2개의 대리석 석판이 고백소 밑에서 발견됐는데, 이 석판에는 간신히 알아볼 수 있는 정도로 ‘바오로 사도 순교자’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첫 번째 고고학적 조사가 2002년과 2003년에 고백소 근처에서 이뤄졌고, 2006년 5월 2일부터 11월 17일까지 이어진 조사에서는 길이 2.5m, 너비 1.2m 크기의 대리석 석관이 발견됐다. 전 세계로부터 찾아오는 순례자들이 바오로 사도의 무덤 앞에서 기도를 바칠 수 있도록 대성전 제단 밑으로 들어가는 것이 허용된 것은 2007년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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