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이 무너질지도 모른대요. 불이 날지도 모른대요. 이제 우린 어디로 가야하나요?”
지은 지 15년이 넘은 건물, 그 곳에 둥지를 튼 필리핀 노동자들의 위태로운 삶 속으로 물이 샌다. 불이 날지도 모른다. 그러나 돈이 없다. 필리핀 이주노동자 데니스씨의 얼굴이 울상이다. 나은 삶을 찾아 한국으로 왔지만, 더 이상 갈 곳이 없다.
서울 성북동 115-9 필리핀 공동체(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외국인사목담당 도요안 신부) 건물이 누수와 누전으로 인한 화재위험에 처했다. 1층 창고부터 4층 사제관까지 건물 전체가 곰팡이로 썩어들어 가고 있다.
필리핀 공동체 신자들이 매주 모여 기도하는 1층 소성당 천장에도 물이 괴었고 2층 사무실과 3층 거실에도 누수 흔적이 뚜렷하다. 주방은 더욱 심각하다. 천장에서 흐르는 물이 벽을 타고 싱크대 바닥으로 흘러, 매일 아침 흥건한 물을 퍼내야 한다. 화재의 위험 때문에 형광등 불을 켤 수 없어 밤에는 어둠 속에서 생활할 수밖에 없다. 4층 사제관 바닥으로는 물이 스며들어 필리핀 공동체 담당 알빈 신부는 2층 사무실 바닥에서 새우잠을 잔 지 오래다.
1999년부터 필리핀 이주노동자를 위해 사용된 이 건물은 지난 10년간 의지할 곳 없는 필리핀 이주노동자 및 다문화가족 여성들의 마음의 고향과 같은 역할을 해왔다. 필리핀 이주민들은 이곳에서 임시로 묵으며 일자리를 찾거나, 아픈 몸을 치료했고, 생활상담 등을 통해 한국에서의 삶을 설계했다.
특별한 후원회 없이 필리핀 신자들이 내는 평균 500원의 봉헌금으로 살림을 꾸려나가고 있는 필리핀 공동체, 여기저기 손을 벌려 2400만원까지 모았지만 보수비용 4000만원을 부담하기엔 역부족이다. 주변에 도움을 청할 친척도, 친구도 없다.
‘1600만원만 더 있으면 공사를 할 수 있다는데…’
데니스씨는 주머니 속 동전 500원을 만지작거리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주님, 오늘 밤 우리 집에 불이 나지 않도록 지켜주세요!’
※도움 주실 분 1005-401-026309 우리은행 (예금주 천주교 서울대교구 유지재단 노동)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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