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가 줄을 타고 올라갑니다. 거미가 줄을 타고 내려옵니다.”
덕한이의 누나 덕희와 가족이 덕한이의 발끝에서부터 머리까지 손가락으로 간지럼을 태우며 부르는 노래다. 천진난만하게 웃는 덕한이의 모습에서 예수님이 보인다.
지난 6월 28일. 안산대리구 가정성화대회에서 장애아 자녀를 둔 두 가정을 만났다. 밝고 환한 미소를 지니고 가수들의 노래에 맞춰 어깨춤을 추며 즐거워하던 모습이 자꾸만 떠올라 그들의 솔직한 심정과 어려움을 들어봤다.
사람들의 시선이 아직까지 부담스럽다는 뇌병변 장애 1급 박덕한(미카엘·11세) 군의 부모 박중배(하상바오로)·배종심(모니카)씨는 “말로만 듣던 장애아를 가진 것을 알고는 밤새도록 둘이 손잡고 울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온가족이 덕한이 때문에 웃고 가족이 모두 화목해진다”며 특히 “1분 먼저 쌍둥이로 태어난 덕희의 보살핌과 관심으로 어려움을 많이 극복해 나간다”고 말한다.
덕한이는 아버지 박씨가 일을 쉬고 있어 치료비 문제로 언어치료와 재활치료를 중단한 상태이다. 덕한이는 일주일에 세 번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아동장애 1급이어도 정부나 사회복지기관으로부터 전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 만만치 않은 치료비를 감당하기 버겁다. 그러나 덕한이의 누나 덕희는 “앞으로 행복한 가족이 되도록 함께 기도하고 사랑하면서 어려움을 극복할 거에요”라고 야무진 말을 남긴다.
“효진이(로사·14)를 낳았을 때 장애아란 걸 알고 나서는 하늘이 무너지는듯 했다”는 양동석(마르티노)·최춘자(리따) 부부. “뇌병변 1급인 효진이를 돌보는 게 지금까지는 힘들지 않았지만 효진이는 점점 커가고 우리도 나이가 들어가니까 걱정이 커져간다”고.
한번은 너무 힘들어 속상해 하자 효진이가 울먹이며 “나도 장애아가 되고 싶지 않았는데 되었다”고 말해 같이 울었다는 최씨는 “나와 남편이 이 세상을 떠나고 혼자 남겨질 효진이를 생각하면 무너질 듯 가슴이 아프다”며 눈물을 짓는다. 그런 엄마를 바라보는 효진이는 걱정 말라며 천진난만하게 웃는다.
효진이는 시험관 아기로 팔삭둥이로 태어나 지금까지 수술을 세 번이나 했다. 8시간이나 걸려 고관절 수술을 할 때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는 이야기를 하며 아빠 양씨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8개월 전에는 사시 수술도 했다는 효진이는 앞으로 아니 평생을 수술과 재활치료로 보내야 할지 모른다.
외교관과 신부님이 꿈인 덕한이, 그리고 음악 교사를 꿈꾸는 효진이. 이들의 꿈이 꼭 이루어지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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