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사회교정사목위원회의 선교활동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최근 3년간 영세자수 통계를 보면, 2006년 50명, 2007년 58명이었던 것이 2008년 83명(상반기 33명, 하반기 50명)으로 전년대비 43% 증가했다. 2009년 상반기 세례자 수도 42명으로 전년 상반기 대비 27% 증가했다. 2009 세례시즌을 맞은 교정사목 세례식 현장을 찾았다.
6월 30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교도소 내 공장 세례식 현장. 11명의 재소자가 푸른 죄수복 대신 하얀 옷을 입었다. 가슴에 꽃도 달았다. 백발성성한 노인의 얼굴에도, 앳된 청년의 얼굴에도 수줍음이 가득하다.
“여러분! 오늘 오전에 내 드린 숙제 다 해오셨습니까? 첫 영성체를 하고 난 후 어떤 기도를 드릴지 적어오라고 했지요? 첫 영성체를 하고 드리는 기도는 주님께서 꼭 들어주신다고 합니다. 옛 습관을 버리기 어려운 줄 압니다. 그러나 이 순간의 굳은 결심을 마음에 새기고 하느님의 자녀로 새로 태어나시기 바랍니다.”
세례식을 주례한 최형규 신부(서울대교구 사회교정사목위원회 보좌)의 강론 목소리에도 설렘이 담겼다.
“죄를 끊어버립니까?”, “끊어버립니다.”
“악마의 유혹을 끊어버립니까?”, “끊어버립니다.”
그 얼마나 기다려온 부활의 순간인가! 이마에 찬물이 부어지는 순간, 지나온 세월이 차가운 물에 씻긴다. 주님의 인호를 이마에 새겼다. 이제 아무도 이들을 해치지 못하리라.
‘주 예수 그리스도와 바꿀 수는 없네, 이 세상 부귀영화와 명예도….’ 때마침 울려 퍼지는 성가에 자꾸만 눈시울이 붉어진다. ‘이 세상에서 이토록 나를 따뜻하게 대해주신 분이 없다. 이토록 내게 관대하신 분은 없었다. 그 분이 나를 용서하신다.’
영성체 순간, 성체가 다가오자 맨 첫 줄에 서 있던 신자는 어쩔 줄을 모른다. 떨리는 기색이 완연하다.
믿는 순간 그 분이 내 안에 오셨다. 간절한 기도를 바쳤다.
‘사랑이신 주 성령, 진리이신 주 성령, 내게 오소서, 당신 품에 영원히 살게 하소서!’
세례식이 끝난 후.
“4동부터 이동하세요. 공장 반은 대기하세요.”
지시가 없이는 일어나지도 앉지도 못하는 재소자들의 자유시간이 끝났다. 그러나 돌아서는 새 영세자들의 마음에는 밝은 촛불이 켜져 있었다.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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